소설 「즐거운 사라」의 저자인 마광수교수(41·연세대 국문과)와 이책을 발간한 청하출판사 대표 장석주씨(37)의 구속은 마 교수의 수업을 듣고 있던 1천여명 수강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다는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마 교수는 현재 대학원에서 「현대 문장연구」,국문과 학부 전공으로 「수사학」 「희곡론」,교양과목으로 「한국문학의 이해」 「글과 삶」 등 5개나 되는 강좌를 맡고 있다. 이 강좌들의 수강생인 1천여명 학생들은 29일 마 교수가 구속된 이후 5일째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오4시 연세대 인문관 103호에선 국문과 비상총회가 열렸다. 국문과 교수·강사·대학원생·학부생 등 2백여명이 참석한 이 이례적인 회의에서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현직 대학교수를 구속함으로써 학생들이 당해야 하는 불이익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은 『공부 안하는 대학의 풍토를 앞장서서 「걱정」해주던 정부 당국자들은 1천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마 교수는 중간고사를 보지않고 출석일수와 기말보고서로 성적처리를 해왔고 이번 학기에도 이 원칙을 적용해 왔다. 현재로서는 마 교수가 풀려나지 않는한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할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셈이다.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취업은 물론 최악의 경우 졸업을 못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법정수업 일수를 채우는데도 문제가 생긴다. 마 교수가 풀려나더라도 집단적인 유급사태를 막기위해서는 학기 또는 방학중에 보강을 통해 수업일수를 채우는 수 밖에 없다. 1,2,3학년 학생들은 방학중에 보강을 받아 학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당장 취업을 위해 성적을 제출해야 하거나,취업이 이미 확정된 2백50여명의 4학년 학생들에게는 성적처리가 지연된다든지 취직한 후에 보강을 받아야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국문과 비상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문학작품에 대해 검찰이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발상에도 반대하지만,백보를 양보해서 마 교수를 수사하더라도 학생들에 미칠 피해를 생각해 인신구속은 피했어야 마땅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