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81건… 「경제력 집중 완화」 무색/대부분 비제조업에 손뻗쳐업종 전문화를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완화 정책이 꾸준하게 추진돼온 지난 5년동안 주요 재벌들의 문어발식 영토확장은 오히려 더 왕성하게 이루어져 정부의 대재벌정책이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관계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88년 이후 지난 5년동안 기존 계열사의 업무영역을 넓히거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30대 그룹의 신규업종 진출은 총 8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주요 재벌그룹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진출한 업종은 증권을 포함한 금융업과 정보통신,제약,유통분야 등이었고 외식사업,영화업,비디오 프로그램 보급업,생수공급업 등 대기업의 사업으로는 적합지 않은 업종에 진출한 그룹들도 적지않았다.
특히 삼성 선경 동부 동방유량 등이 진출한 증권업을 비롯,신용카드 투자자문 창업투자 등 금융업에 모두 11개 그룹이 새로 진출해 지난 5년동안 재벌들이 가장 경쟁적으로 뛰어든 분야는 금융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럭키금성이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했고 삼성 현대 대우 럭키금성 선경 쌍용 한국화약 등은 투자자문,기아와 코오롱 동부 미원 등은 창업투자사를 각각 설립했다.
재벌들의 활발한 금융업 진출은 증권사가 그룹의 자금관리 창구역할을 맡을 수 있는 주요 계열사로 부상한데다 창업투자사에 대한 재벌의 참여제한이 해제되고 앞으로 종합금융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제2이동통신을 포함한 정보통신산업이 미래 첨단산업으로 부각되면서 7∼8개 그룹들이 직·간접적으로 정보통신 관련 계열사들을 만들었으며 유전공학 분야에 진출한다는 명분으로 6개 그룹이 제약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정보통신산업에 진출한 업체는 제2이동통신 경쟁에 뛰어들었던 선경 동부 코오롱 등을 비롯,대우 한진 금호 미원 등이었고 제약업에는 선경과 럭키금성 코오롱 삼양사 미원 한일그룹 등이 진출했다.
한라 미원 금호 등 중견그룹들이 유통산업에 새로 뛰어들었고 한진과 한일 미원이 건설업에 진출했다. 삼성과 현대 등이 석유회학사업에 진출하는 등 일부 그룹들만이 기계 전자 등 제조업쪽으로 영역을 넓혔고 대부분 재벌들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재벌인 삼성과 비디오 프로그램 공급업에 참여하고 삼성과 쌍용은 영화업을,금호는 외식산업과 렌터카사업,한진은 생수공급업 등에 각각 참여,정부의 업종전문화 정책을 무색하게 했다.
그룹별로는 지난 87년 3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던 삼성그룹이 5년이 지나는 동안 계열사를 모두 52개로 늘리면서 상용차 증권 신용카드 종합화학 전지산업 합성세제 등은 물론 영화업 비디오 프로그램공급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선경도 87년 16개 계열사에서 31개 계열사로 늘리고 제약 유통 증권 정보통신사업에 새로 참여했다. 중견그룹중 가장 활발히 신규업종에 진출한 금호는 레저 유통과 스포츠용품사업 기내식사업 렌터카업무에까지 참여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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