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에 나간다,안나간다 하면서 하룻동안에도 몇차례나 증시의 주가와 함께 들쑥날쑥하던 김우중파동은 약 1주일만에 막을 내렸다. 김 회장은 29일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사업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출마설이 나돈 지난 주말부터 온통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김우중 해프닝은 이것으로 모두 끝나 정상의 평온을 되찾았다.그의 불출마선언은 한마디로 잘한 일이다. 정치인이나 경제인이나 많은 국민들도 그의 불출마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애당초부터 출마설이 안나왔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간 경위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국민여론이 원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아 올바른 결론을 내렸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 회장 본인을 위해서나 대우그룹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라의 장래나 국가의 경제,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불출마 결심이 현명했다는 평가는 그동안 출마설로 뒤숭숭했던 정계나 경제계의 증권시장 그리고 사회전체의 분위기와 동향을 되돌아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정리되어가는 듯하던 대선구도가 흔들리고 ,대우그룹의 운명과 아울러 경제계가 불안에 술렁거리고,증시의 주가가 널뛰기를 거듭하는 등 나라전체가 작지 않은 혼란에 빠지는듯 했었다.
이제 그 혼란은 김 회장의 짤막한 불출마선언 한마디로 씻은듯이 가라앉게 되었다. 신당인 새한국당만이 대통령후보를 다시 물색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다른분야에서는 다시 흔들릴 이유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동안 길지 않은 시간에 일어난 해프닝을 보면서 우리는 여러가지를 느끼며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이번 해프닝을 둘러싼 책임이 우선 김 회장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기성정치권도 곰곰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새정치를 표방하는 신당이 재벌총수를 대통령후보로 영입하려고 했던 발상도 잘된 것은 아니었다.
기성 정당과 정치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지못해 국민의 불신을 사고 있는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 회장이 정치 불참선언을 하면서도 양김구도의 정치를 개혁의 대상으로 언급한 사실을 기성 정치지도자들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과 실망 때문에 신당이 파생하고 심지어는 재벌총수까지,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럿이 정치에 직접 뛰어들겠다고 마음을 먹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김우중 파동은 우리 정치인과 경제인 그리고 국민모두가 다함께 우리의 낙후된 정치현실을 새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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