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불투명”… 대부분 일손 놓은채 어수선/주가 대혼란… 계열사 삼성에 매각설까지대우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김우중회장이 정치참여 여부에 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않고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그룹 전체가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김 회장의 대권후보설에 따른 혼란은 지난 25일 『출마 않겠다』는 간접의사 표명으로 진정되는 듯했으나 27일 일본에서의 『공식제의를 안받아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회견내용으로 또 다시 확산되고 있다.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말단사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일손을 놓고 회장동정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상업무보다는 신문보도 내용에 관심을 기울이며 그룹의 불투명한 장래를 점치느라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특히 회장 거취문제가 자신의 신상변동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고위간부들은 나름대로의 그룹 내외소식통과 시시각각 연락을 하는 등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 본사의 기조실 등 주요 부서에는 하루종일 외부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김 회장의 대선 후보출마설의 진위를 묻는 문의전화를 비롯해 김 회장 때문에 도무지 안심하고 주식투자를 할 수 없다는 항의전화와 기업인이 무슨 정치를 하느냐는 질책성 전화 등이 수없이 쇄도하는 바람에 일상업무가 마비될 지경.
그룹계열사들의 주식도 춤추고 있다. 지난주 출마설이 터져나온 직후 내리막을 치닫던 계열사 주식들이 26일에는 일제히 상한가를 쳤다가 하루만인 27일에는 대부분의 계열사 주식들이 다시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김 회장의 말한마디에 주가가 파도치듯이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고 있다.
온갖 루머까지 그룹내외에서 만발,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정치연구회라는 사조직이 오래전에 결성돼 그룹내 누구누구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고 회장이 정치에 나서게 되면 P이사,L전무 등 함께 나갈 인물들이 이미 내밀히 인선되어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그룹 직원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 또 최근에 발족한 대우자동차 판매주식회사 소속의 임직원 수백명이 회장의 정치별동대라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대우자동차가 GM과의 결별을 계기로 삼성그룹측에 매각될 것이며 이는 정치자금을 마련키 위한 정지작업으로 이미 마지막 교섭단계에 들어가 있다는 등의 루머가 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대우그룹은 창사이래 최대의 동요로 술렁이며 전계열사가 방향감각을 상실한채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그룹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조금만 더 가면 회장이 정치에 나가기도 전이 먼저 그룹이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의식마저 감돌고 있다.
그룹 임직원들 사이에 이같이 큰 동요가 일고있는 것은 무엇보다 김 회장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 회장이 정치판에 나가면 그룹이 구심점을 잃어 지도력에 큰 공백이 생겨 경영인맥에 내분이 일어나고,회장 개인재산이 정주영씨에 비해면 그리 많지도 않아(5천억원 가량으로 추산) 회사돈이 빠져나가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그렇지않아도 단단하지 못한 경영상태인 그룹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으나 무엇보다 회장의 엉거주춤한 태도가 더 결정적으로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룹 총수인 회장이 뚜렷한 방향을 밝혀주면 그것이 설혹 정치참여라 하더라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텐데 회장 자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수하직원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고 그룹 임직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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