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대표 2억여 예금 확인/3천만원씩 지급약속… 말썽나자 은폐기도서울택시 노사분규의 발단이 됐던 서울택시 노조교섭위원 매수 의혹사건은 노조측의 주장대로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은 거액을 주고 교섭위원을 매수하려한 서울택시 운송사업조합 이광열이사장(48)과 이씨로부터 1인당 3천만원씩 받기로 하고 사업자측의 교섭안에 서명한 노조교섭위원 조환현씨(42) 서울택시노련 서울지부부지부장 문병원씨(35) 등 3명에 대해 배임수증재 미수혐의로 구속했다.★관련기사 22면
경찰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임춘택씨(34) 등 나머지 노조교섭위원 5명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벌여 혐의가 확인 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의하면 이씨는 지난 7월부터 벌여온 임금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난 8월29일 2억1천만원이 입금된 한국투자신탁 잠실지점 계좌의 예금통장을 부지부장 문씨에게 보여주며 『사업자측 협약안에 서명하면 한달 뒤 교섭위원 1인당 3천만원씩 주겠다』며 노조측 교섭위원들을 매수하도록 지시,지난달 8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교통회관에서 열린 임금협상에서 교섭위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냈다.
문씨와 조씨는 돈을 받는 대가로 노조측이 완전 월급제를 포기하고 정액사납금제를 받아들이도록 한 혐의다.
이씨는 협상타결 다음날인 지난달 9일 교섭위원들이 도피해 있던 경기 양평군 양서면 L호텔에 노조원들이 몰려가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으로 데려온 뒤 매수시비 내용을 자백받는 등 말썽이 일자 증거인멸을 위해 지난달 14일 통장에서 돈을 빼내 개인비서 권모양(24) 명의 등으로 나누어 입금했다.
이씨는 개인비자금 1억3백만원과 사업조합공금 1억7백만원으로 2억1천만원의 매수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동안 이씨와 교섭위원들을 조사해 왔으나 이들이 『강압에 의한 허위진술』이라고 부인하는데다 4개 은행에 개설된 이씨 명의 계좌 19개에서도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날 이씨 명의의 「소멸계좌」를 찾아내 전모를 밝혀냈다.
경찰은 노총회관에서 농성중인 강승규 서울시노조지부장(35) 등 노조집행부원들도 불법시위 등 혐의로 연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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