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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한달간 3개 조직 전전/풀려난 대우 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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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한달간 3개 조직 전전/풀려난 대우 근로자들

입력
199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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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끼 식사… 우호적 대접/무전기통해 이란경찰 수색알아▷인질생활◁

22일 하오 (주)대우측에 인도된 장한규씨 등 2명은 납치된뒤 3개 조직으로 넘겨지면서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긴장속에 생활했으나 비교적 우호적인 대접을 받았다고 밝혔다.

피랍근로자 4명은 피랍직후 담요로 씌워진채 구타당하고 5시간 가량 차에 실려 산악지대로 이송됐다.

납치범들은 이곳에서 근로자들과 하루 2끼씩을 나눠먹으면서 닷새동안 머문뒤 다른 조직에 근로자들을 넘겼다.

장씨 등은 『납치범들이 우리를 넘겨주면서 돈을 받는 것 같았다』며 『두번째 조직은 마약밀대단인 것 같았는데 이들이 납치를 사주했으리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막지대로 장소를 옮겨 2주정도 은거했으며 모두 하루 한끼로 때웠으나 장씨 등은 『워낙 긴장한 탓에 배고픈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막생활에서 피랍근로자들은 땔감을 구하고 취사당번을 맡아 일하는 등 분위기는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이란경찰 헬기로부터 1∼2차례의 공격을 받은뒤부터 범인들이 경찰의 추적을 의식,부쩍 초조해졌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지난 13일께 근로자들에게 목욕과 빨래를 하게하고 파티를 열어준뒤 제3의 조직에 다시 넘겼다.

이들은 인계전 근로자들이 춥다고 호소하자 한국산 점퍼를 구해 입히는 등 친절하게 대했다.

3번째 조직은 근로자들을 곧바로 케르만주의 한 호텔에 투숙시켰으며 3일뒤인 16일 4명중에서 장씨와 오건택씨 등 2명만이 경찰에 인계됐다.

장씨 등은 『호텔에 있는 동안 면도와 사우나를 하는 등 아주 편한생활을 해 마지막 조직은 이란정부나 경찰과 선을 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피랍생활중에 장씨는 납치범들이 총을 주며 『쏘아보라』고 시험해 볼때 『총을 쏠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해 안심시키는 등 기지를 발휘했으며 납치범들의 무전기를 통해 이란경찰의 수색사실을 알고 동료에게 침착하게 행동하라며 용기를 붇돋워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가족◁

장한규씨(42·중기 정비사)의 부인 김옥준씨(42·서울 은평구 신사2동 332의 75)는 이날 상오 자녀를 학교에 보낸뒤 혼자집에 있다가 대우 본사로부터 『남편이 풀려나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하루빨리 남편이 귀국해 가족들과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1동 1627 강용씨(28·토목기사) 집에는 셋째 형수가될 김모씨(28)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가 대우 직원으로부터 석방소식을 듣고 『내일이 시아버지의 63회 생신인데 정말 소중한 선물이 됐다』며 시골에 내려간 가족·친지들에게 급히 연락했다.

오건택씨(42)의 서울 강서구 공항동 61의 232 2층 양옥에서 상오 8시30분께 남편의 석방소식을 들은 최동호씨(44·한국공항공단 청소용역원)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오늘이 남편의 근무만기 귀국예정일이라 직장도 결근한채 소식을 기다렸는데 정말 소식이 왔다』며 몇번씩이나 사실여부를 되물었다.

【부산=목상균기자】 김선웅씨(50)의 부인 우순자씨(47·부산 금정구 서3동 131)도 『정말 애간장을 녹이는 나날이었다』며 『밤마다 1남3녀를 안고 울면서 무사귀환을 빌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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