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직책 백개넘어… 성향도 각양각색/역할분담·공사조직 마찰해소등 숙제지난 21일 선거대책기구를 공식 발족시켰던 민자당은 22일 선대위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고위선거대책 회의」를 처음으로 가동함으로써 향후 2개월여의 대선 장정에 본격 돌입했다.
민자당은 이번 선대위 구성을 통해 일단 외형적으로는 당내 인사들은 물론 멀게는 3공에까지 정치적 뿌리를 둔 구 여권세력을 포괄하는 범여권 총동원체제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선대위는 이날 추가로 임명된 안무혁의원을 비롯,부위원장수만 해도 무려 66명에 이르고 단장급 이상의 공식직책이 1백개를 상회하는 등 우리나라 선거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맘모스급 진용을 과시하고 있다.
또 인선내용에 있어서도 지난 경선과정을 통해 각기 다른 정치적 성향을 보였던 김윤환·이춘구·이한동의원 등 이른바 민정계 「3인 실세」를 상임부위원장에 전진 배치시키고 직능별로 구성된 24개 기획단장중 18명을 민정계에 할애,최근 「박태준파동」이후 당내 통합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원식 국무총리의 선대위원장 기용에 이어 같은 이북출신인 안응모 전 내무장관을 이북5도 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고 정일권 전 총리를 고문단에 포함시켜 범여권 결속과 함께 실향민과 이른바 TK세력의 우호적 정서를 끌어내려한 흔적도 짙다.
그러나 이같은 선대위에 대한 순기능적 평가와는 달리 선대위의 향후 운영 및 내부조화 문제를 걱정하는 우려의 시각이 당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양각색의 정치색을 갖고 모인 인사들이 과연 얼마나 원만한 상호보완과 역할분담속에 선대위를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소 회의적 관측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갓 출항한 민자호에 「사공」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자당은 이처럼 맘모스 대선기구의 순항여부에 대한 당안팎의 지적을 의식,22일 첫 고위 선거대책회의를 열어 역할조정 등 내부 「교통정리」부터 착수했다.
김윤환 이춘구 이한동의원 등 3인 상임부위원장의 관장영역과 선대본부장인 김영구 사무총장과의 역학관계 등이 모호하고 선대기구의 2원화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선대위원회와 선대본부에 각각 의결기구와 집행기구의 성격을 부여했다. 이와관련,이원종부대변인은 『3인의 상임부위원장들은 특정한 역할분담없이 고위 선거대책회의에 참여,상황에 따라 중요한 선거운동 방향을 결정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춘구 부위원장도 『3인 상임부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의결기구』라며 『때문에 3인의 역할분담은 불필요하고 집행기구의 책임자는 선대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즉 당 사무총장·원내총무와 정부부처 장관을 공히 역임했던 이들은 정치적 체험을 바탕으로 실무에는 관여치 않고 선대위의 방향타만을 잡을 것이란 설명이다.
매우 이례적인 이날의 「공식발표」는 물론 김영삼후보정원식 선대위원장김영구 선대본부장으로 이어지는 공식적인 「직계라인」을 존중하겠다는 대외적 의지표명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의 역할이 정 위원장을 보좌하는 참모나 자문역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다.
당내 역학구도상 모두 일정세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 3인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곧바로 당내 3두체제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선후」의 지분확대를 위해 나름대로 이번 대선에 독자적 영역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선대위의 순항을 위해서는 지역구 차원서 크고 작은 잡음을 일으켜 온 공사조직간의 갈등해소 문제도 또하나의 큰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계의 최형우 서석재 박관용 김덕룡의원 등이 이끄는 민주산악회 등 당외 사조직은 김 총재의 거듭된 「공조직 우선」 원칙 천명에 따라 현재는 공식활동을 다소 자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 자제일 뿐 사조직 자체가 공조직에 흡수통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격 선거전에서는 언제든지 상호마찰이 재현될 가능성이 엄존하고 있다.
또 66명의 선대위 부위원장들의 경우 직능·지역별로 일단 배치가 끝났지만 실무기구인 선대본부와의 관계나 업무개선 등의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 위상이 모호한 상태이다.
이밖에 김 총재의 직할부대로 운영되고 있는 홍보대책위원회(위원장 박관용)와 선대본부 산하의 홍보본부간 역할분담 문제도 명확히 해야할 대목이다.
이상의 선대위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들은 일정시점에 가선 결국 김 총재가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해소될 수 있는 매우 미묘한 사안들로 이의 성공적 조정여부가 선대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란게 당내의 중론이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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