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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 열차/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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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 열차/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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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TGV·독일의 ICE·일본의 신간선은 시속 2백50㎞로 속주하는 고속철도 수송시스템이다. 일본의 신간선은 64년 첫노선 5백15㎞를 개통한 이래,4개 영업노선 총연장 길이가 1천7백5㎞나 되고 다섯번째 노선 42㎞를 건설중이다.프랑스의 TGV는 81년에 제1노선 4백26㎞를 개통한후 제2노선 2백94㎞ 등 7백20㎞가 영업운행중이고 3백30㎞의 제3노선이 내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고속철도 분야에서는 후발국인 독일은 91년 6월 함부르크­하노버­카셀­프랑크푸르트­만하임­슈투트가르트­뮌헨간 8백㎞의 기존철도를 보강해 고속철도 시대를 열었다.

이 고속철도 노선중 시속 2백50㎞ 속도를 내는 구간은 4백27㎞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은 2천10년까지 3천2백㎞의 철도망을 고속화해서 시속 5백㎞의 자기부상 초고속열차(TRANSRAPID),시속 2백50㎞의 고속열차,시속 1백60㎞의 중고속열차로 철도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짧은 독일여행을 하면서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 것은 고속철도의 후발국인 독일이 「자석의 힘을 이용하여 열차가 궤도위를 1㎝ 정도 높이로 떠서 달리는 최첨단의 철도기술인 초고속 차세기열차」인 자기부상열차 기술개발에서 프랑스와 일본을 제치고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신간선·TGV·ICE가 아무리 빠르다해도 공학적 기본구조는 철도와 바퀴다.

기관차와 열차를 지탱해주고 유도하며 가속과 제동이 바퀴와 레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처음으로 등장했던 열차가 바퀴로 궤도위를 달려야 하는 기본적 기술원리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는 근본적으로 기술원리를 달리한다. 전자기의 힘으로 열차를 부상시켜 지탱케하고 목적지까지 유도하며 추진력 또한 자기의 힘으로 시속 5백㎞까지 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바퀴와 레일이 접촉할 필요가 없는 철도기술이니 철도공학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새로운 혁명을 예고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 혁명적인 수송시스템이 대량수송이 가능해 상업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을 수 있을 것이냐는 것과 시속 5백㎞의 속사체가 터널을 통과할 때 공기압력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며,열차를 뜨게하고 움직이게 하는 전자파가 승객의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겠느냐는 점 등에 있다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은 니더작센주의 앰스랜드강변의 소도시인 멥펜­듈펜간 31.5㎞에 자기부상열차 시험철도를 가설,89년부터 기관차와 90석의 객차 등 2량의 자기부상열차를 시험운행하면서 기술상의 문제점을 보완,상업적으로 실용화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 66년부터 자기부상열차 기술개발에 착수한 독일은 87년에 상업용 최종모델을 TRANSRAPID 07로 확정하기에 이르기까지 숱한 기술적인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이다.

90년 4월에는 시험운행중 사고가 발생해 1년이상 시험운행이 중단됐다가 지난 91년 9월부터 시험을 재개했다는 것이다.

지난 9월28일 직접 시험운행중인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했다는 크라우제 독일 교통부장관은 『날아가는 화살을 탄 기분이었다』면서 『터널을 지날 때 공기압력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쾌적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내년에 착공하는 함부르크­베를린간 4백㎞의 새철도는 자기부상 열차를 운행하는 차세기 철도로 건설,승객 1천60명 가량이 탈 수 있는 10량을 운행키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97년 완공·개통할 때 초청할테니 『꼭와서 타보라』며 자신있다는 듯이 웃었다.

공학자도 아닌 내가 남의 나라 첨단철도 수송시스템 혁신에 유독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고 현장을 누비느라 땀을 흘린 까닭은 남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였다. 또한 우물안 개구리처럼 눈 딱감고 너무 성급하게 경부고속철도 조기건설만을 밀어 붙이고 있는 교통정책 당국자들에게 고언해줄만한 교훈이라도 찾을까해서이기도 했다. 시속 5백㎞의 자기부상 열차가 우리의 좁은 국토에는 부적합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도 의외의 결실일듯하다.<독일 브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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