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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일 못박자/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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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일 못박자/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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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20일 3차 TV토론을 마침으로써 11월3일 유권자 심판만을 남겨놓고 있다.지난 2월 뉴햄프셔 예선에서부터 이날 마지막 토론까지 이어지는 선거과정은 미국 민주정치와 이제 삭을 키우는 우리의 민주정치를 대비시켜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있는 한국의 기자로서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이 던지는 흥미와 교훈을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이 우리 선거와 판이하게 진행되는 본보기의 하나로 선거일정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일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11월 첫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로 올해는 11월3일이다. 후보들은 이날을 향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고 유권자들은 이날 투표소에서 내릴 결정을 준비하게 된다. 이날 대통령으로 확정된 당선자는 약 70일후인 다음해 1월21일 취임을 위해 준비를 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가. 미국이 11월3일을 향해 가고 있는데 한국 유권자들은 아직도 몇월 몇일날이 다음 대통령을 선거하는 날인지 모르고 있다. 12월 어느날이라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내년 1월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등 알쏭달쏭하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선거일정은 정부 여당의 전유물이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점장이한테 물어보고 선거일을 정한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선거일을 미리 결정하는 일이야말로 국민들로 하여금 장래를 예측하게 하는 요체이다. 따라서 선거관리를 해야할 정부가 선거일을 미리 결정해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처한 상황을 훑어볼때 선거를 하루라도 빨리 치르도록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새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준비해야할 일이 만만치 않을만큼 안팎으로 밀려올 도전은 거세지고 있다. 선거일 결정을 권력누수 현상과 연결해 생각해야할 때는 이제 지났다고 본다.

화려한 전당대회,불꽃튀는 텔리비전 토론 등 미국 선거전을 부러워하기전에 선거스케줄을 미리 정하는 기본이 미국 선거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11월3일을 정해 가는 미국과 연말 어느날을 막연히 더듬으며 가는 한국은 그 정치적 수확이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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