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우리 경찰이 47세의 장년이 되는 날이다. 내무부의 품에서 떨어져 나와 경찰청으로 독립한후 2번째 맞이하는 「경찰의 날」이기도 하다.해마다 맞게되는 경찰의 날이지만,올해에 특별히 이날의 의미가 새삼스러운 까닭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과연 우리의 국립경찰이 「9·18정치중립선언」의 정신을 어느 정도로 행동에 옮겨 「권력의 시녀」라는 지난 시절의 치욕적인 오명을 씻고 국민의 편에서서 불편부당의 자세로 민주경찰로써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과 책무를 부여받고 창설된 국립경찰의 47년사 뒤안길을 되돌아 보면,역사의 고비고비에서 영과 욕이 함께 점철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건국초기와 6·25전란중에는 국기를 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찬연한 업적도 많았다. 반대로 정권이 바뀔때마다 권력의 시녀로서의 역할과,국민위에 군림하는 비민주적 자세,그리고 직권남용 등 국민들의 정서속에 부정적 이미지로 못박힌 일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는 경찰자체만의 잘못으로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안다. 정치·사회적인 여건과 통치권자의 잘못된 의도와 요구 때문에 기인된 측면이 더 많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는 변했고 경찰이 처한 여건도 달라졌다. 비록 완전한 독립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단은 직속상관이라고 할 내무부의 품을 떠나 독립청인 경찰청으로 떨어져 나왔다. 더욱이 대통령의 「9·18중립선언」으로 경찰은 적어도 정치적으로 통치권자의 의중을 눈치보거나,정부·여당의 뜻을 살펴야할 편향적 입장에 놓이지는 않게됐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우리 국립경찰이 지향해야할 길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바라는대로 공정한 공권력 집행자로 처신하면 되는 것이다.
성숙한 민주사회 질서 확립을 위해 헌신하고,국민편익 위주의 경찰행정을 하며,본래의 사명인 치안질서 확립에 정진하면 된다. 더이상 통치권자나 어느 정치세력의 눈치를 보지않고 국민편에 서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 경찰을 권력의 앞잡이라고 나무랄 국민은 없을 것이다.
47돌을 자축하는 오늘,14만 경찰은 위아래가 다같이 국민과 시대가 경찰에 대해 요구하는 바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실천할 것을 굳게 다짐했으면 한다.
거듭 말하지만 경찰은 치안과 질서유지에만 전념하면 된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할수록 좋다. 그것이 바로 47년사속에서 잃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다시 찾는 첩경임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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