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동의 카페골목은 며칠전까지만해도 날마다 불야성이었다. 초저녁부터 발길이 이어져 자정을 전후해서 향략의 절정을 이뤘다. 새벽이 되면 10대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적 거리는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었다. 향략에 찌든 청소년 세계의 촉소판이라 할만 하다. 카페골목은 요즘 단속의 철퇴를 맞아 밤이 되어도 쥐죽은듯 적막에 잠긴다. ◆비뚤어진 10대의 탈선도 탈선이지만 이것을 꼬득이는 향락업소의 심보가 고약하기 짝이 없다,미성년을 접대부로 전락시키는가 하면 철부지 소년소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여 심성을 황폐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선 아랑곳 않는다는 배짱이 아닌가. 상대와 방법을 가림없이 돈만벌면 된다는 천박한 의식에 구토가 나올 지경이다. ◆돈이란 벌기도 어렵고 쓰기도 어려운 애물이라고 한다. 마구잡이로 벌어 깨끗하게 쓰면 된다는 생각을 크게 잘못 되었다. 정정당당하게 벌고 옳게 쓰는 것이 돈의 윤리가 아닐까. 이른바 「영계 업소」들은 돈에 무슨 윤리가 있겠는가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검은 돈이 흐르는 한 시궁창은 더럽게 마련이다. 10대를 끌어들인 향락업소야 말로 바로 시궁창이다. ◆심야퇴폐 영업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10대를 유인한 불법영업장이 적발되고 업주들이 구속되거나 입건당했다. 그중엔 대중에 널리 알려진 유명인들이 포함되어 있어 입맛을 더욱 쓰게하였다. 한때 철권으로 날린 운동선수가 있고 지금 한창 10대의 우상인 개그맨도 끼었다. 당사자들은 재수가 없어 유명세를 치른다고 자위할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더욱 큰 일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유명인들은 처신의 윤리를 항상 생각하며 인기를 높여 가야 한다. 인기를 등에 업고 불법과 불건전한 행위를 마다 않는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한동한 잠잠하다 또 불쑥 튀어나온 대마초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수신은 천하를 평정하기 위해서만 필요한게 아니다. 자기완성과 실현의 정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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