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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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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이 나무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 일본 정치인들이 흔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자와 낙선자의 차이를 말하는 조크다. 「사람이 되기위해」,당선회수를 더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말해준다 하겠다. ◆역사상 국민의 대의기관(국회)이 생긴이래 의원직을 가장 오래 지낸 사람은 헝가리의 조세프 마다라스로 1915년에 1백1세로 사망할때까지 83년간 재임했다. 윈스턴 처질 전 총리도 장기 재임그룹에 든다. 즉 1901년 26세때 하원의원에 첫 당선된이래 1964년 가을 사망전까지 63년 11개월을 기록했다. ◆2백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미국 의회에도 30∼40년 재임기록은 수두룩하다. 1950∼60년대의 하원의장을 지낸 셈 레이번과 존 매코맥도 40여년간 의원으로 봉직했다. 일본의 기록 보유자는 「헌정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오자키 유키오(미기행웅). 명치 흠정헌법에 의한 첫 국회인 제국의회서부터 54년 95세로 사망할때까지 25회 연속 당선되어 63년간 의회생활을 한 것이다. ◆우리 국회의 최장기 재임은 어제 대표연설서 의원직 사퇴를 밝힌 김영삼 민자당 총재. 1954년 5월20일 실시됐던 3대 선거에 사상 최연소인 25세로 당선된후 낙선했던 4대와 정치규제법에 묶였던 11·12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9대를 재임한 것. 그는 지난 79년 10월4일 유신국회에서 박 정권의 미움을 사 의원직이 박탈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장기재임자는 고 정일형의원. 2대부터 8회를 연속당선 됐다가 소위 명동사건(민주 구국선언)에 따른 긴급조치위반 혐의로 대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아 77년 3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총재가 재임한 총 25년 6개월과 고 정 의원의 24년6개월은 구·미·일의 50∼80여년 기록에 비하면 짧다고 할 수 있으나 국회운영 44년,그것도 쿠데타 등에 의한 헌정중단 등을 감안하면 참으로 긴 기간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바로 한국정치의 암울·격동·파란의 기간과 일치한다. 우리도 앞으로 의회정치가 만개한다면 30∼40년 재임의 새로운 기록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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