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관리 중요… 이미지 손상없다” 설득/민주,일부 인사에 거부감… 심야 변경도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10·9개각」은 각 정당의 의견을 참작해 가면서 어려운 정치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는데 임기가 4개월로 정해져 있어 대상인사들의 잇단 고사 등으로 마지막까지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다.
○…이번 개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한 대표적인 경우가 안기부장.
노태우대통령은 「9·18조치」이후 중립내각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업무의 연속성과 간첩단사건 수사 등 여건을 고려,이상연 안기부장을 유임시키기로 마음을 정하고 정당 수뇌들과의 회동에서 유임에 대한 양해를 구했던게 사실.
그러나 이 부장을 유임시킬 경우 중립내각의 이미지가 흐려진다는 정치권의 의견에 따라 경질쪽으로 선회하면서 인선문제가 진통을 겪기 시작.
후임으로는 치안본부장과 안기부 1,2차장을 지내 실무능력의 측면에서 두드러진 안응모 전 내무장관이 적임자로 떠올랐고 노 대통령은 8일 하오까지도 안 전 장관을 임명키로 결심했다는게 중론.
하지만 안 전 장관이 89년 공안정국 때 안기부 1차장이었고 강경대사건으로 내무장관직을 물러났던 점 등을 들어 민주당측이 공식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표시,이날 하오 늦게부터 청와대는 「새인물찾기」에 들어갔다는 것.
이같은 방침변경에는 『안기부가 매번 검찰·경찰출신의 지휘를 받아야 하느냐』는 안기부 내부의 반발도 일조를 했다는 후문.
이날밤 늦게야 최종 낙점된 대전출신의 이현우 신임 부장은 정치적으로 색깔이 없는데다 남은 임기동안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등이 발탁의 배경이라는게 중론.
○…선거 주무부처인 내무·법무장관은 중립성과 행정능력이란 인선기준에 따라 당초에는 행정경험을 가진 인사를 물색,전직 시·도지사 차관출신 인사의 기용을 검토했던게 사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현승종총리와의 협의과정에서 중립내각의 성격상 행정능력보다는 중립성쪽에 보다 비중을 두기로 하고 정치적으로 무색투명한 재야 법조인 가운데 선정키로 결정.
이와함께 내무장관에는 경찰업무에 대한 이해를 고려해 검찰출신을,법무장관에도 검찰업무를 알고 있는 법관출신 인사를 기용키로 결정.
인선의 실무를 맡았던 정해창 비서실장 김중권 정무수석 김유후 사정수석 등이 모두 법조출신이어서 대상을 선정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정작 당사자들이 극력 고사해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
내무장관에는 고시 8회 출신인 백광현·이명희변호사로 압축되었으나 이 변호사가 끝까지 고사하며 백 변호사의 기용을 천거해 결국 백 변호사로 낙착.
법무장관으로 기용된 이정우 전 대법원 판사도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듯한 반응을 보였으나 청와대측의 끈질긴 설득과 오래전부터 가져온 노 대통령과의 지연으로 승낙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유혁인 공보처장관과 김동익 정무1장관은 마지막 조정과정에서 자리가 맞바뀐 경우로 본인들도 8일밤 늦게 통고가 있기전까지는 이 사실을 몰랐다는 후문.
두사람 모두 청와대 관계자들의 입각교섭에 처음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중립내각의 중요성을 들어 집중 설득하자 결국 동의했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들은 『두사람이 한결같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몹시 꺼렸다』며 『중립내각이 특성상 어느 정파에 속하는 것이 아니니 이미지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고 당사자들을 설득했다』고 전언.<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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