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인디언 인권운동가 멘추·구세군등 유력/탈냉전후 국지전 급증… 후보대상자도 100명 넘어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발표날(16일)을 며칠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현재 후보명단에 올라있는 인물 및 단체는 1백을 넘어서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대상후보가 많은 이유는 냉전종식후 국지적 분쟁이 급증했고 그만큼 평화수호자 역할을 해낸 인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현지 언론들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과테말라의 인디언 인권운동가 리고베르타 멘추,구세군,중동 갈등해소에 전력을 다해온 슐라미트 카츠넬슨을 꼽고 있다.
이중 멘추는 33세의 여성으로 과테말라정부군이 「게릴라소탕」이라는 미명아래 토착 인디언을 학살하는데 반기를 든 인디언 출신 인권운동가. 그녀는 지난 81년 과테말라정부군에 의해 자신의 가족이 학살된뒤 멕시코로 망명,현재 이곳에서 미주대륙에 사는 3천만 인디언의 인권보호운동을 강력히 펼치고 있다.
노르웨이 언론이 멘추를 후보로 꼽는 이유는 「신대륙 발견 5백주년」을 맞아 인디언의 역사를 재해석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
멘추는 특히 과테말라정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83년에 군부에 의해 학살된 인디언의 비극을 그린 「나(아),리고베르타」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11개국어로 번역된 이 책은 멘추의 어린시절 정부군에 의해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인디언들이 처참하게 학살되는 장면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이책을 접한 세계 지성인들은 해당국가들에 인디언 학대행위를 중지하라고 일제히 촉구해 세계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멘추의 평화상 후보지명에 대해 과테말라 군사정부는 『반정부 게릴라에 대한 국제적인 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TV와 NTB통신은 또다른 평화상후보로 빈민구제운동으로 유명한 세계적 기독교단체 「구세군」을 꼽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1865년 창립돼 우리나라에 소개된지 84돌을 맞은 구세군단체는 몇년째 연속적으로 평화상 수상후보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구세군은 강력한 평화상 수상후보에 올랐으나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지여사에게 영예를 넘긴바 있다.
이스라엘의 어학교사인 슐라미트 가츠넬슨 역시 유력한 수상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카츠넬슨은 아랍·유대인간의 화해와 관계개선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들 3인 이외에 가레트 에반스 호주 외무장관과 시디 사베트실라 태국 외무장관은 캄보디아 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후보명단에 올라있다.
또한 데 클레르크 남아공화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민족회의 의장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 종식에 노력하고 있다는 공로로 후보물망에 올랐다.
한편 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특별 노르웨이상」을 수상한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또다시 후보명단에 거론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91년에도 후보에 거론됐지만 자신이 미얀마의 인권운동가이며 비폭적 정치지도자 아웅산 수지여사를 지명하기도 했다.
이밖에 조지 부시 미 대통령,헬무트 콜 독일 총리,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세계평화수호의 상징적 영광은 물론 상금 6백50만크로나(미화 1백23만달러)가 수여된다.<장학만기자>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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