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평 규모 혼자서 주 1일 작업으로 충분외국인들 선호… 성장한계업종 극복/5백원 묘목 3년후에는 만5천원까지/10∼20년생 작품 수백만원… 노후보장
일부 도시인의 취미거리로만 인식돼왔던 분재가 최근 농가는 물론,도시인들 사이에서도 톡톡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망 부업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분재업은 우리 주거형태가 아파트나 좁은 단독주택 위주로 변화하면서 「성장에 한계가 있는 업종」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풍토와 기후에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한국분재가 오히려 유럽,중동,미주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분재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일본,중국 등의 분재보다도 더 상품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분재재배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국농수산물 수출시장 개척단」 일원으로 북유럽국가를 방문했던 김성용 한국분재연구소 소장은 불과 10여점의 견본만을 가져갔는데도 이를 본 현지 꽃상인들로부터 즉석에서 1백40만달러 상당의 주문을 받았다. 20여년이 넘게 분재가꾸기에 전념해온 그로서도 어리둥절한 일이었다. 이는 이번 수출시장개척단이 받은 주문(2백70만달러)중 절반이 넘는 액수였다.
한국의 분재는 새순이 돋는 3∼4월이 건조해 가지가 성기게 나는게 특징. 반면 같은 시기에 습도가 높은 일본의 분재는 가지가 빽빽하게 난다. 가지가 성글거나 빽빽하거나 각기 특성이 있는 분재를 만들 수 있지만 서구인들은 가지가 성겨 동양적인 선의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한국의 분재를 더 선호한다는 것. 일본이 「한국형 분재」를 만들려면 훨씬 더 많은 손질이 필요해 단가가 높아진다. 그러나 서구인들은 꺾꽂이 대용으로 한두달 감상하는 저가분재를 원하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우리가 유리한 셈이다. 문제는 우리와 기후가 비슷한 중국. 근래들어 저가분재시장은 오히려 중국이 차지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분재는 대부분 공산품처럼 모양이 똑같아 비교적 자유분방한 모양을 가진 우리 분재가 인기를 얻고 있다.
분재는 문외한도 6개월∼1년정도만 배우면 웬만한 수준에 오를 수 있고,2백평(1∼4년생·4천주) 정도까지는 혼자서도 일주일에 하루만 시간을 들이면 재배할 수 있어 농가의 고소득 부업은 물론 도심지의 주부,노인,직장인들의 부업감으로 적당하다. 농가에서는 텃밭을 이용,소량으로 시작해 차츰 재배면적도 넓히고 분재수준도 높여 나간다면 「예술농업」이란 새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주부나 노인,직장인들도 도시근교 등의 작은 터를 이용,일주일에 하루정도 시간을 내 취미생활겸 부업으로 분재를 시작할 수 있다. 가족들의 주말 취미생활은 물론 자녀들의 자연공부도 겸할 수 있다. 소득면에서도 3∼4년생을 당장 판매하지 않더라도 10∼20년씩 공을 들여 작품성을 높인 분재는 1주당 수백만원을 호가해 직장인들의 노후 생활보장 수단이 될 수 있다.
투자비용은 토지구입비 혹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1주당 1백∼5백원정도(1년생)의 묘목구입비가 전부다. 단풍나무,느릅나무,해송,느티나무 등 분재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품종들의 경우 씨를 채취해서 파종하면 묘목비도 절약할 수 있다. 1년생 묘목을 3∼4년정도 키우면 1주당 3천∼1만5천원까지 받을 수 있고 실패율은 5%이하다. 2백평(4천주)을 재배할 경우 3년후에 1당 평균 5천원씩에 팔아도 2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분재연구소의 김 소장은 오는 10∼11일 「분재수출에 관한 특별강좌」를 개최,분재 보급방안을 비롯해 분재의 합동수출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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