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들의 취업난이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3일 발표된 노동부집계에 의하면 올해 하반기 50대 재벌그룹의 신규사원 채용계획인원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줄어들어 11월의 취업철이 지나면 대졸 예정자들의 상당수가 실업자로 남게될 성산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매년 3∼5%씩 늘어나던 5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인원수가 지난 8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됨을 뜻하는 것인데 신규사원을 전혀 뽑지않는 그룹도 작년의 4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이같은 채용인원의 감소추세는 계속되는 경기침체가 그 첫째원인이 되겠지만,그동안 누적되어온 대졸실업자의 소화와 기업들의 사무자동화 및 군살빼기 경영방침이 겹쳐서 초래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지난 몇해동안 신규인력의 대량채용을 도맡아오던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그새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았던 이유는 경력사원보다 인건비가 훨씬 덜 드는 신입사원 채용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다고 보겠다. 그런데 경기침체가 심화된 올들어서는 그나마 여력을 잃은 기업들이 인원감축을 할 수밖에 없게된 것이 신규채용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노동부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문계 졸업생들은 이공계와 인문계의 채용비율을 7대3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주요 제조업체들의 방침 때문에 더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올해에도 신규 실업자의 주류를 이들 인문계 졸업자들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고학력 실업자의 격증은 이미 일종의 사회문제화되고 있을만큼 심각한데 전체 실업자의 절반가량이 대졸자이며 이 비율은 점차 더 높아져 가고있다. 또 전체실업자중 신규실업자의 비중은 미국·프랑스·독일 등 선진각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있고 그 신규실업자의 태반이 대졸자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하겠다. 이처럼 신규실업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노동집약산업의 퇴조로 직장을 잃게 된 실업자도 한몫을 하고있겠으나 그보다는 잉여고학력자의 배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쪽에선 불경기에 따른 인원정리가 진행되고 있는 판에 또 한쪽에선 사람이 모자란다고 해외노동력의 수입을 요구하고 있으니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는 것같은 느낌이다. 인력난속의 유휴인력이 계속 늘어나고 특히 고학력 실업자가 사태를 이루고 있다면 우리의 교육제도나 노동력 관리에 어딘가 큰 허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고학력실업자가 누증되고 이들이 갈곳과 희망을 찾지 못한다면 장차 큰 사회불안의 요인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관계당국은 정책적 차원에서의 대졸실업자 구체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마땅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