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능력 연 2,080만톤/국내 철강산업 “새장”… 세계 6위도약/원광석에서 4시간반만에 제품으로/지동차 산업으로 경쟁력 보강 크게 기여지난 68년 허허벌판인 포항 땅에서 첫 삽을 뜬이래 4반세기에 걸쳐 계속된 포철의 제철소 건설 대역사가 2일 광양4기 준공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로써 포철은 포항의 9백40만톤과 광양의 1천1백40만톤 등 연간 총 2천80만톤의 조강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철강기업으로 떠올랐다. 포철은 또 고급 강위주의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인 포항제철소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의 광양제철소 등 상호 보완적인 양 제철소 체제를 갖춤으로써 국내 철강산업의 위치를 세계 6위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산업의 쌀」을 공급하는 국내 기간업체로서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연관산업의 국제 경쟁력 보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됐다.
이번에 종합 완공된 광양제철소는 특히 제철설비의 정수만을 채택한 21세기 최신예 일관 제철소로 평가받고 있다. 원광석을 고로에 넣어 쇳물이 나오고 열연 공장에서 철강제품의 기초 소재인 핫코일로 생산되기까지 세계 유수의 철강업체들조차 통상 4∼5일이 걸리는데 비해 광양제철소는 불과 4시간3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공해방지 설비,폐열을 이용한 발전설비,수주·생산·출하에 이르는 전 시스템의 자동화 시설 등 선진국까지 탐내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첨단설비를 구경하려는 세계 각국 철강 관계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특히 중국측 철강 관계자들이 가장 부러워한다는 것. 광양제철소의 설비이야기를 전해 들은 중국의 실권자 등소평이 『중국에도 박태준회장과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하고 아쉬워 했다는 얘기가 있었을 정도.
73년 7월 포항제철소가 준공된후 그동안 포철이 쏟아낸 쇳물은 1억6천만톤. 이는 승용차 2억대,30만톤급 유조선 3천5백50척,4백50리터급 냉장고 32억대를 만들 수 있는 것이고 철도 레일로는 지구와 달을 두번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다. 포철이 창립된 64년 당시 불모지였던 우리 산업은 현재 자동차 생산 세계 9위,가전 6위,조선 2위,컨테이너 부문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우리경제의 이같은 급성장에는 포철의 값싸고 안정적인 철강재의 공급이 뒷받침 됐다.
포철은 에너지절약 분야에서도 세계 어떤 제철소의 추격을 불허한다. 폐열을 이용한 열병합발전 설비,고로 굴뚝은 빠져나가는 열을 이용한 발전설비,코크스를 물로 식힐때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전기를 일으키는 설비 등으로 포항과 광양에서 연간 9백85만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자체에서 쓰고 남은 23만 메가와트를 한전에 팔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또 제철산업의 개념을 바꿀 만큼 완벽에 가까운 공해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정화된 폐수·오수에는 물고기 자라고 인근 바닷가에서는 주민들이 낚시를 즐긴다. 지난 7월 포철을 방문한 빅토르 A사도 브니치 모스크바대 총장은 쾌적한 공장을 둘러보고 『이 제철소야말로 신화다. 포철의 최고 책임자를 1년간만 러시아에 빌려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근로자를 위한 복지시설과 자녀들을 위한 교육시설도 국내 기업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근로자 자녀교육을 위해 시작된 포철의 장학사업은 국민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두 14개 학교를 거느린 명문사학을 탄생시켰다. 특히 포항공대는 세계적인 교수진과 최고수준의 학생을 확보,국내 최초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데 선진국에서조차 설계단계에 머물고 있는 방사광 가속기를 건설중에 있어 신기술 및 신소재 개발 연구에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68년 정부의 종자돈 2천7백억원으로 출발한 포철은 그동안 자산 11조5천억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자산규모가 연평균 25%이상의 빠른 속도로 늘어 24년동안 84배나 증가했다. 포철의 이같은 성장은 「철의 사나이」 박태준회장 특유의 경영철학과 이를 차질없이 실천에 옮긴 포철맨,또 포철만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일궈낸 하모니의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포철은 광양4기를 끝으로 제철설비의 증설작업을 모두 끝내고 정보통신과 반도체 정밀화학 등 미래 성장분야에 진출,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주도하고 2001년 매출액 2백억달러의 세계 50위권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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