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입장 유지개혁부각 병행/민자/성실의정·예산삭감에 중점/민주/독자입지9·18 구현 제도장치 주력/국민개원이후 굳게 닫혔던 14대 국회의 문이 2일 하오 열렸다. 민자 민주 국민 등 3당은 본회의 시작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전열을 가다듬으며 대선 전초전이 될 이번 국회에서의 결의를 다졌다.
○…이날 하오 2시30분부터 시작된 국회 본회의는 정치특위·환경특위·대전 EXPO 지원특위 등 3개 특위구성 결의와 17개 상임위 위원장 및 윤리위원장 선출 등의 순으로 3시간여 동안에 걸쳐 원구성부터 마무리했다.
이날 국회는 원구성 완료와 함께 국회의장석을 중심으로 민자당의원들이 중앙에,민주당이 왼편에,그리고 국민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오른편에 각각 자리를 잡는 등 변화된 본회의장내 정당별 의석배치에서도 국회정상화를 새삼 실감케했다.
박준규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비록 이번 국회는 대선으로 인해 단축운영이 불가피하나 의원 개개인이 모든 노력과 지혜를 쏟아부어 내실있게 농축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시된 상임위원장 선출은 위원장 18명에 대한 연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내정자가 모두 무사히 당선되는 모처럼만의 화합무드를 연출했다.
▷민자◁
민자당은 국회운영과 관련,원내 다수당으로서의 책임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등 내용면에 있어 집권 여당의 위상과 조금도 다를바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말 대선을 앞둔 「시험대」로서의 의미를 중시,원칙있는 의정활동을 일관되게 펼치는 자세를 국민앞에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공식적인 당정협의 채널이 상실됐음에도 불구,상임위 활동 등을 정부측과의 원만한 협조체계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우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예산안 및 각종 법률안 등 주요안건처리와 관련해 당정간의 비공식적인 실무협의는 긴밀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정주도의 제1야당」,「일관성있는 정책추진」이 새삼 강조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김영삼총재는 이 자리에서 『우리당은 책임정당으로서 정부의 힘의 공백상태가 초래되도록 해서는 안되며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당정교감」 아래서의 의정활동을 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지나치게 「정부옹호」에 치중할 경우 자칫 새로 표방한 「개혁정당」의 이미지가 퇴색되는 등의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감안,정부 실정이나 의혹사건 등의 시비를 가리는데 있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태세이다.
황인성 정책위 의장은 이를 반영하듯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그동안 당정간에 협의된 예산안 법률안은 그대로 처리하되 새로운 정책사안이 대두될 경우 당의 새로운 개혁의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민자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연말 대선고지로 가는 디딤돌로 간주,정부쪽에 대해선 협조와 견제를,민주·국민당과는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철저하게 표를 의식한 「균형적 의정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민주◁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수권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단순히 정부정책의 잘못을 비판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시작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의원들에게 이같은 당의 방침을 전달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당부했다.
김대중대표는 『14대 국회가 개원된지 3개월이 지난 오늘로써 국회가 실질적으로 시작되게 됐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국주도를 해왔으니 정기국회에서도 예산심의와 국정감사 등에서 주도권을 행사해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철총무도 이 자리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개한뒤 『비판·견제·감시 등 국회 본연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되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회의 하이라이트인 국정감사 기간이 10여일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지루한 질문공세는 피하고 요점만 짚는 효율적 운영을 할 예정이다.
또 시간을 벌기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실시하는 「심야국감」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상임위간 합동감사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철저한 예산 삭감 투쟁을 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새해 예산증가율은 GN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11% 수준이 적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부고속전철과 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 등 정권말기의 의혹사업을 유보시키고 선거 선심성 사업비를 줄이는 등 새해 예산중 모두 1조2천억여원을 삭감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번 국회의 주요쟁점을 3백94개 항목으로 정리,상임위 활동과 대정부 질의 등을 통해 민자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나가기로 했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국민◁
국민당은 그동안 국회정상화를 정국 운영의 한측으로 내세워온 만큼 독자적으로 정책정당의 면모와 역량을 과시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9·18 조치로 「여당없는 국회」서 6공의 실정과 정책부재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합리적 대안제시를 통해 책임있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이다.
이는 연말대선 전략과 맞물려 경제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 경제대통령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정당의 출현임을 이번 국회를 통해 부각시킴으로써 대선을 향한 상승세의 전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이해된다.
국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최근 상임위원장 인선에 따른 알력을 진화하는 한편 정기국회에 임하는 당의 전열과 태세를 가다듬었다.
김정남총무는 이날 『여러가지 문제와 난관이 있지만 중차대한 시기에 열리는 국회이니 만큼 소아를 희생하고 대의를 따라 달라』고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환기시킨뒤 『비록 소수이지만 일당백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선전을 촉구.
이날 의총은 특히 여러차례 상임위원장 인선번복과 김찬우·박희부의원 탈당 등 일련의 균열조짐을 불식하고 이를 단합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국민당은 따라서 국회 초반에는 정책대결과 함께 초선을 중심으로한 내부결속과 경험축적을 병행할 계획이다.
국회운영의 경험을 통해 신생 정당의 구조적 취약성을 탈피하고 당운영의 중심도 점진적으로 원내로 이동시켜 대선을 앞둔 당체질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민당은 이와함께 공정한 대선의 환경조성이라는 원칙아래 안기부법·대선법 등 9·18 조치의 정신을 구현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주력할 방침이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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