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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장고결론」 관심집중/「대사색」 계속… 5일께 “입장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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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장고결론」 관심집중/「대사색」 계속… 5일께 “입장표명”

입력
199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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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측 「감싸안기」 총력속 “잔류” 낙관/TJ주변선 “신중”… 선대위장 거부 관측도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의 「장고」는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또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

노태우대통령의 「9·18조치」이후 직간접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10여일간 침묵속의 「대사색」을 계속하고 있는 박 최고위원의 향후 거취에 당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당무회의에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며 노 대통령의 전격 탈당선언으로 곤혹스러워진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뒤 지금까지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과 포항·광양을 오르내리며 포철행사 등을 이유로 노 대통령의 유엔·중국방문후 귀국행사에 연거푸 불참했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포항출신인 허화평의원의 입당이 사전협의가 없었던 점에 불쾌해 했다는 얘기까지 나도는 등 박 최고위원의 향후 행동에 의외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 김영삼총재측은 그동안 다각도의 「TJ감싸안기」 작업을 내밀하게 진행시켜온게 사실이다.

우선 김 총재가 지난달 21일 시내 H호텔에서 박 최고위원을 만나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했고 29일에는 박 최고위원의 비서실장인 최재욱의원을 불러 박 최고위원의 의중을 간접 타진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김영구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와 김윤환 최형우 박관용의원과 최창윤 총재비서실장 등 소위 김 총재 「측근사단」들이 총동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최고위원을 직간접으로 접촉한 이들 인사들은 모두 『앞으로 박 최고위원의 위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한결같이 당내 잔류의 낙관론을 펴고있다.

예컨대 지난달 30일 박 최고위원의 북아현동 자택에서 조찬을 함께한 김 총장은 『전혀 이상한 변화의 조짐을 느끼지 못했다』며 자신의 감을 전했다.

김 총재측은 박 최고위원이 만의 하나라도 탈당 또는 정계은퇴 등 중대결단을 결행한다면 당내 민정계 인사들 사이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올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그를 붙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 최고위원이 결국 잔류할 것이라는 이유로 그가 ▲중대결단을 할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고 ▲이종찬의원의 신당그룹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을 들고있다.

또한 박 최고위원이 그같은 「돌출행동」을 결행하기에는 체질상 쉽지 않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박 최고위원 측근 인사들의 견해는 김 총재 측에 비해 여전히 신중한 편이다.

다만 박 최고위원을 최근 만난 핵심측근과 의원들은 박 최고위원의 탈당이나 신당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역시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중 우선 박 최고위원이 30일 노 대통령의 서울공항 출영식에 불참한 것과 관련,『이는 자신이 필생의 사업으로 여겨온 광양제철 제4호기 준공식 및 노 대통령 방문에 따른 영접준비 때문이었으며 청와대측과 양해를 얻은 사항』이라며 이를 박 최고위원의 향후 거취문제와 연관지으려는 일부의 시각을 일축했다.

또 허 의원의 입당문제에 대해서도 『절차상 다소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를 계기로 박 최고위원이 모종의 결심을 굳혔다는 등의 추측은 박 최고위원을 속좁은 인물로 격하 시키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측근들은 박 최고위원의 고심은 현실의 정치적 이해타산 차원의 문제보다는 「9·18조치」로 근본적으로 변화된 정치환경하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회복문제에 있다는 설명이다.

즉 지난 89년 민정당 대표위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름대로 충실한 노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해왔던 박 최고위원이 노 대통령의 전격 탈당으로 하루아침에 정치적 「좌표」를 상실한데 따른 허탈감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의 침묵은 새로운 정치적 이정표 설정을 위한 자구노력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물론 자신과 한마디 사전상의도 없이 단안을 내린 노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불만도 깔려있다는 점을 측근들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볼때 박 최고위원이 탈당 등을 결행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 노 대통령이라는 「매개」가 없어진 상태에서 김 총재를 최고위원으로서 앞장서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것이며 결국 선거대책 위원장 수락여부가 다소 유동적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다른 우려의 시각도 있다.

최근 박 최고위원을 만난 민정계 한 중진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정치자체에 환멸과 회의를 느끼고 있으며 주변인사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정도로 나름의 결심이 선 것 같았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비록 박 최고위원과 다수인사들이 접촉을 했으나 웬만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의중을 털어놓지 않는 박 최고위원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는 없을 것 같다. 즉 탈당은 안하더라도 최고위원 사퇴나 선대위원장 수락거부 등으로 자신의 위상을 정리할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박 최고위원의 「대사색」은 시기적으로 다음주초인 5일께 어떤 형식을 통해서든 결론이 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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