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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리인하 사실상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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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리인하 사실상 물건너 갔다

입력
199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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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탈당에 주무부처 “불가” 입장 강화/실세금리 계속 하락… 행정지도 크게 효과지난달초부터 관계 금융계 재계 정계 등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었던 은행공금리의 인위적 인하문제가 이제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이수휴 재무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2단계 금리자유화 시행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겠다며 공금리인하 불가방침을 못박았다.

○…공금리인하 주장의 선봉역할을 해온 민자당의 위상이 노태우대통령의 탈당선언으로 크게 변해,지금은 공금리 인하를 추진할 세력이 없어졌다. 당의 요구를 거들어야 했던 청와대측도 금리정책과 같이 아주 에민한 사항은 주무부처의 독자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정연결 고리가 완전히 끊기고 경제논리가 회복된 결과 공금리 인하의 불씨가 사라진것. 공금리 인하를 은근히 기대해온 재계도 실세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공금리 인하를 드러내놓고 주장할 수 없는 처지다. 이 재무차관의 「공금리 인하불가」 발언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금리정책 운용에 대한 재무부의 입장은 더욱 확실해졌다. 금리자유화 시기를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금리수준을 올릴 우려가 있는 금리자유화는 결코 시행할 수 없다는 아주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경제기획원 한은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2단계 금리자유화 실시를 금년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 버린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시장실세 금리 인하유도 정책을 더욱 강화시켜 금리자유화의 여건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재무부는 연말까지 실세금리를 1∼2%포인트 더 내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차관은 『금리를 상승시키는 금리자유화는 국민경제상 무익하다』며 금리인하와 금리자유화라는 두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무부는 실세금리를 공금리 수준으로 최대한 끌어내려 금리 하양안정세가 굳어졌다고 판단될때 주요 여수신금리를 자유화,공금리 인하 효과까지 얻겠다는 것이다.

○…실세금리는 앞으로 어느정도나 떨어질 수 있을까. 재무부 당국자는 『시장실세 금리는 원론적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에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준에 접근하게 되어 있다』며 『물가가 계속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13∼14%선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단자회사가 우량 대기업을 상대로 대출세일을 할 정도로 하반기 들어 시중자금 시정이 크게 좋아져 이같은 전망의 실현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도 사실이다. 좌승희박사(KDI선임연구위원)는 『자금수급 사정이나 물가사정 등으로 보아 실세금리 인하여건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당국의 건전한 시장개입이 지속적으로 취해지면 실세금리가 곧 13%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들어 은행 단자 보험 등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사실 재무부의 「원격조정」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시쳇말로 「꿀밤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금융기관의 상전격인 재무부 당국자들은 체질적으로 금리인하를 꺼리는 금융기관 관계자를 불러 『적당한 선에서 금리를 내리라』고 은근하게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꿀밤 한대씩 때리면 즉각 효과가 난다』고 실토하고 있을 정도. 좌 박사도 『이같은 정부의 행정지도가 무조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행정지도를 통한 실세금리 인하정책이 큰 부작용없이 받아 들여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금리수준이 시장외적인 요인에 의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리거품을 제거키 위한 행정지도가 어느 정도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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