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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의 귀향/송대수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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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의 귀향/송대수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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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하오 2시10분 영주귀국하는 사할린 독신 고령동포 76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가 사할린 유지노 사할린스크 공항을 이륙할때 하늘은 잿빛이었고 날씨는 음산했다.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척박한 땅 사할린에서 반세기동안 이산의 한을 되씹으며 망향의 일념속에 살아온 노인들은 꿈속에나 밟아보던 고국땅에 3시간40분후면 안길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영주 귀국해 피붙이를 뭇만나더라도 고향산천에 뼈를 묻게된 이들은 그래도 뒤늦게나마 행운을 잡은 편이다.

사할린에는 순전히 타의에 의해 한많은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우리 동포가 4만3천여명이나 되고 이들중 동포 2,3세를 포함,3천여가구가 영주귀국을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떠나던 날 사할린스크시 인근의 돌린스크,홈스크 등에 공항으로 전송나온 5백여명의 동포들 표정에서도 석별의 정과 부러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유지노 사할린스크에서 살다 이번에 귀국한 김대석노인(78) 부부의 사연은 동행한 취재기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부부는 사할린과 국내에 연고가 없고 독신고령이어야 하는 영주 귀국조건에 맞추기 위해 한달전 법적으로 이혼했다.

얼마나 고향땅이 그리웠으며 이같이 눈물겨운 편법을 썼을까. 현지 관계자에 의하면 김 노인 말고도 7쌍의 부부가 법적으로 이혼한뒤 고국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주 귀국사업은 정부의 결단과 대한항공·광림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 좀더 많은 사할린 동포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단체 등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무박 1일의 사힐린 취재는 우리의 슬픈역사와 사할린 동포의 앞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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