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전송방식 논쟁/디지틀측/“영상·음질 등 우수·세계적 추세”/아날로그측/“기술개발 불확실… 과도기간을”/디지틀 대세불구 업계방송사등 이견95년 발사예정인 방송통신 인공위성 무궁화호의 송수신전송을 아날로그,디지틀 방식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은 라디오의 AM,FM 전축의 LP판과 같이 주파수를 변조,송신신호를 연속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에비해 디지틀 방식은 콤팩트 디스크(CD)와 같이 송신신호를 0과 1의 두개만으로 시간대별로 분할해 전송하는 보다 앞선 기술.
지난달 24일 통신위성·우주산업연구회(회장 최순달)가 주최한 「위성방송 전송 방식 결정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두가지 방식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디지틀 방식이 도입될 경우 디코딩장치(수신기 변환장치)의 대당 가격은 7백달러(60여만원) 정도. 아날로그 변환장치는 3백50∼4백달러 정도다. 위성방송시작후 가입자수가 3년내에 1백만,2천년대에는 최소 3백만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다면(현 TV시청인구는 1천2백만으로 추산) 변환장치 시장만도 1조5천억이라는 엄청난 규모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다 고선명TV(HD TV)와 위성방송의 결합이 이루어질 경우 산술적으로 이 시장은 10배까지 불어난다.
발표자중 업계를 대표한 이주형 삼성전자 전무는 『기존 아날로그 전송방식을 택했던 외국의 경우 미국은 94년 2월부터 디지틀로 전환할 예정이고 일본도 97년부터 BS4 위성방송을 완전 디지틀화할 계획』이라면서 세계적 추세대로 전송방식을 디지틀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틀 방식은 아날로그 방식은 비해 영상과 음성의 질이 뛰어나고 채널수를 크게 늘릴 수 있어 신규 서비스의 확장성이 우수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틀 방식이 차세대 전송방식으로 보편화 할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지만 국내위성 방송시작을 앞두고 새삼 논란이 이는 까닭은 과연 무궁화호가 발사될 95년 4,5월께까지 국내에서 디지틀 전송기술의 개발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에 있다.
업계와 전자통신 연구소측은 이미 아날로그 기술이 확보돼 있고 안테나와 수신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HD TV용 압축 알고리즘 기술까지 개발돼 있으므로 무궁화호 발사까지 디지틀 기술개발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직접 서비스를 담당할 방송사측은 『기술개발을 전제로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홍보해 놓고 막상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엄청난 신뢰손상이 우려된다』며 하드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서도 과도기적으로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송을 시작한뒤 시간적으로 여유를 두고 디지틀방식으로 옮아가는 방법을 제기했다. 위성제작비와 발사비,기술개발비 등 3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무궁화 위성사업을 추진해온 한국통신도 3개의 중계기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에서 디지틀 기술개발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같은 방법을 제안했다.
한편 중앙대 김정기교수는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일본,홍콩 등의 전파 월경으로 인한 문화침투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현재 이들 국가가 쓰고 있는 아날로그 방식을 피해야 한다』며 디지틀 방식의 도입을 주장.
체신부는 어느쪽이든 전송방식을 빨리 결정해야 무궁화 위성의 여타 기술개발 등 추진일정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한차례 더 세미나 형식의 전문가 회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늦어도 오는 11월까지는 전송방식을 최종결정할 방침이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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