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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MD램 시제품 싸고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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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MD램 시제품 싸고 “티격태격”

입력
199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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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국책연구사업… 삼성서 기습발표/현대·금성서 “날치기” 항의… 이전투구꼴국내 반도체업계가 모처럼만에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적 개가를 이뤄놓고서도 발표 주체 등 지엽적 문제를 놓고 아귀다툼을 벌여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삼성·현대·금성 등 국내 반도체업계는 국책연구사업의 하나로 정부로부터 각 업체당 2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지원을 받아 지난 3년여간에 걸쳐 연구개발 작업을 벌인 끝에 최고집적 반도체인 64메가D램의 시제품개발에 성공했다.

64메가D램은 손톱만한 크기에 신문 5백12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억소자. 미국·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에서도 아직까지 기초기술 개발만 했을뿐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 개발은 완성하지 못한 세계 최첨단 반도체이다.

국내업체들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이같이 획기적인 쾌거를 올린 것은 드문 일로,특히 기술낙후가 우리 경제의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터라 이번 64메가D램 개발은 거국적인 찬사를 보내기에 족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유례없는 기술적 성과를 올린 업체들이 사후 뒤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서로를 비난하는 추태를 보여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다른 업체들을 제치고 개발사실을 공표한데서 비롯됐다.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사실을 발표하자 이번 국책연구공동사업에 함께 참여해 64메가D램 개발을 마친 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 등이 「날치기발표」라며 거센 항의에 나선것.

현대·금성측은 『우리도 이미 개발은 마쳤으나 「연구결과에 대한 발표는 주무당국(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사전 승인을 받은후 한다」는 국책연구사업의 협약에 따라 미루고 있었을뿐』이라며 삼성측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은 『공동개발협약은 반도체 설계 등 기초기술분야에 한정된 것이며 시제품개발 등에 관한 발표는 해당업체에 맡겨진 사항』이라며 『경쟁업체들이 우리의 기술적 우위를 지나치게 시샘하고 있다』고 오히려 상대편을 비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업체들이 대동단결해도 외국과의 경쟁이 어려운 마당에 오히려 서로를 깎아내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개발했느냐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개발했다는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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