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주제」 앞두고 마사회·조기단 갈등/“수사 중압탓” “더 큰 비리감추기” 추측도검찰의 수사를 받은 마사회소속 조교사들이 잇달아 자살해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28일 조교사 이봉래씨의 자살은 지난 24일 최연홍씨의 자살직후 검찰이 『더 이상의 파문을 막기위해 수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뒤에 일어나 충격을 주고있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26일 자살한 최연홍씨의 경우 36년 경마경력에 조교기수단(조기단) 부단장직을 맡고있고 강한 보스기질을 갖고 있어 2차 구속대상자로 알려지자 기수들의 대부로서의 명예가 훼손된 것을 비관해 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있다.
조교사 이봉래씨 역시 24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최근 3년간 승률이 4∼5위를 달리는 베테랑 조교사로 신망이 높아던데다 친동생인 이순봉조교사(35)의 구속 등에 충격받아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족과 조기단 등 경마관계자들은 단순비관자살 추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지난 24일 검찰소환 조사이후 연행됐던 조기단 소속 26명 대부분이 심한 심리적 불안감속에 고문당한 사실을 말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듯이 경마부정에 신흥조직 폭력배들이 상당부분 관련돼 있었으며,이 때문에 사건 연루자들이 이들로부터 직·간접적인 보복압력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마부정 척결을 위해 내년 8월 예정인 개인마주제 도입을 앞두고 마사회측이 비리·무능조교사와 기수들을 대량 정리한다는 소문이 떠돌자 위기감에 따른 조기단 차원의 대항성·경고성 자살일수도 있다는 관측도 번지고 있다.
최씨가 유서에서 『나 하나로 이번 일이 끝났으면 한다… 조기단은 똘똘 뭉쳐 한국경마를 보전해야 한다』는 등 동료들의 단결을 강조했던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사실 마사회와 조기단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이미 경마계내에선 잘 알려진 일이다.
마사회측은 그동안 경마장 주변 부정척결을 위해 공정관리실을 편성,조기단에 대한 사찰·규제활동을 벌여왔으며 이들의 집단숙소인 경기 안양시 준마아파트 주변에도 경비초소를 설치해 외부인과의 접촉까지 감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측은 또 매년 20여건에 이르는 조기단 비리사례를 적발,사법처리 및 내부징계를 해왔으며,금년에도 경찰고발 5건에 내부징계 6건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부통제로 인해 조기단과 가족들은 『인간이하의 생활을 하고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고 마사회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검찰수사가 마사회측의 제보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조기단 소속원들의 준마아파트라는 조합아파트에서 집단으로 생활하는 등 일반인과 거의 접촉이 없으며 대부분 어린 나이에 들어와 도제식으로 교육받아 남다른 폐쇄성과 집단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더 큰 구조적 비리를 감추기위해 「침묵을 위한 자살」을 택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않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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