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내각 대통령 일임에 “무게”/민자/한 전 군수 석방안돼 아쉬움도/민주/“우리주장 많이 반영됐다” 희색/국민28일 상오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3당 수뇌회담은 지자제문제를 둘러싸고 다소 진통을 겪었으나 그밖의 의제에 있어서는 각 당의 입장이 고르게 반영되는 등 대체로 원만한 진행.
상오 9시부터 1시간40분 가량 계속된 이날 회담에서 3당 대표들은 날씨와 강을 화제로 초반부터 약간 신경전을 벌였지만 본론에서는 「9·18조치」의 구현을 위한 3당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합의를 도출.
회담에 앞선 환담에서 김영삼 민자총재가 『두만강이 꽤 큰 강인데 물이 얕아 걸어서 건너다닌다』고 얘기를 꺼내자 정주영 국민당대표는 『두만강은 그렇게 큰 강이 아니다』며 반박.
이어 김 총재는 『두만강은 6대강의 하나』라고 설명하며 6대강 이름을 하나씩 꼽아 보았고 이에 대해 김대중 민주대표가 『두만강이 6대강의 하나냐』라고 의문을 표시하자 정 국민대표도 『강길이로 보면 압록강 낙동강 순』이라고 거들어 시작부터 민자대 민주·국민간의 팽팽한 양립구도.
한편 3당 대표는 회담후 합의문 작성없이 각 당 대변인을 불러 회담결과를 번갈아가며 구술한뒤 이를 정리해 발표토록 지시.
○…김 민자총재는 이날 수뇌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담이 잘됐다』며 회담결과에 만족감을 표시.
김 총재는 『오는 10월1일 노태우대통령과 만나 중립선거 내각구성과 관련한 민주 국민당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각료임명권이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임을 3당이 공히 존중키로 한 만큼 별문제없이 내각이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
김 총재는 이어 당사로 직행,김종필대표·박태준 최고위원 및 당 3역과 간담회를 갖고 회담내용을 설명.
간담회가 끝난뒤 박희태대변인은 회담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오늘 수뇌회담에서는 순리와 원칙을 존중하는 선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어냈다』고 평가하고 『특히 3당 수뇌가 중립내각의 구성문제를 대통령에게 일임키로 한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
박 대변인은 이어 『이제 3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는 특위위원장을 민주당에 추가배분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
○…민주당은 「9·18조치」로 인한 정국변화 때문에 이날 회담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아서인지 회담결과를 불만없이 수용하는 분위기.
김 민주대표는 회담이 끝난직후 의원총회에 참석,『지자제문제와 한준수 전 연기군수 석방문제는 민자당측의 입장이 강경해 합의를 보지 못했으나 나머지는 대체적으로 서로 양보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합의사항을 설명.
김 대표는 특히 『지자제문제에 대한 논의가 회담시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서로 감정적인 말까지 오고갔다』고 소개.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일선 공무원들의 부정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중립내각 구성만으론 안된다』며 자치단체장선거 연내 실시를 거듭 주장하기도 했으나 대세는 좀더 두고보자는 쪽이 우세.
한편 장석화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3당 수뇌가 진지한 논의를 통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시키기로 하고 언론기관의 중립성을 촉구하고 안기부법 개정을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평가.
○…국민당은 회담결과에 대해 『그동안 우리당이 주장해온 것이 많이 반영됐다』면서 만족해 하는 분위기.
정 대표는 회담후 『다 잘됐다』며 『평소 우리당의 생각대로 됐다』고 밝은 표정.
정 대표는 특히 언론의 중립을 촉구한 합의내용을 강조한뒤 『이 부분에 3당이 똑같이 합의했다』면서 『김 민자총재가 신문의 진실보도를 포함시키자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소개.
정 대표는 또 『단체장 얘기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회담분위기를 설명한뒤 『연내에 실시해야 한다고 하자 김 민자총재는 9·18조치로 공명선거가 될텐데 왜 단체장선거를 주장하느냐고 반대했다』고 설명.
김정남총무는 『9·18조치이후 정국이 자칫 잘못하면 표류할 위험까지 있었는데 오늘 회담으로 안정을 되찾게 됐다』면서 『우리당으로선 만족한다』라고 긍정평가.
변정일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9·18조치이후 각 당의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부분과 언론의 중립성을 촉구한 부분 등은 우리당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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