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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지속 득될 것 없다” 공감/노­전씨 「화해 움직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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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지속 득될 것 없다” 공감/노­전씨 「화해 움직임」 배경

입력
199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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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역사속에 묻겠다”/「결자해지」 강경입장 후퇴… 조속매듭 강한 의지/연희동/정권말기 “더 미룰 수 없다”/다각채널통해 정지작업… 국정보고등 「배려」도/청와대5·6공 화해의 상징인 노태우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회동이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알려져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전 회동은 청와대측에 의해 몇차례 추진돼왔으나 양측 내부사정,특히 연희동측의 거부로 번번이 무산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노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5개월 남은 정권말기인데다 갈등관계 지속이 어느쪽에도 득이 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바탕위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노­전 회동성사를 위해 여러채널을 가동,물밑접촉을 해왔고 여건성숙 및 분위기 조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왔다.

양측은 서로 의례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애경사나 명절에 상호 예우를 갖추었고 범여권 중진들이 나서 회동성사를 위한 화해무드를 조성해왔다.

특히 노 대통령은 『역사의 단절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해왔고 전 전 대통령도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임기를 무사히 마쳐야하고 청문회에 서는 일 등은 나로 끝나야 한다』고 화답하는 등 공감대를 넓혀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전 회동」이 이번에 성사되면 5·6공 갈등해소라는 정치적 의미와 함께 5공 청산·3당 통합이라는 정치적 격변과 최근 권력내부의 변화 등으로 이완되고 있는 범여권 분열양상이 새로운 계기를 맞을 수 있고 대선구도에도 유무형의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는 불편한 관계에 있던 전·현직 대통령이 화해의 장을 공유한다는 역사성도 가미되고 있다.

연희동측은 그동안 노­전 회동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연희동측은 표면상 여권 핵심부에게 5공 청산원인 무효선언 등의 선행조건을 제시해왔는데 이는 「가해자」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사실상 회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였던 셈이다.

이같은 입장을 견지해왔던 연희동측은 최근들어 정치권 주요인사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입장변화를 시사해왔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은 최근 핵심측근 및 가족들에게 5·6공 화해를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입장변화를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역사속에 묻어버리겠다. 훗날 역사에 두사람(본인과 노 대통령)이 어떻게 투영되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한사람도 상처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는 양자간의 감정적 매듭을 풀고 화해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대통령의 현실적인 여건과 상황을 이해하면서 전직 대통령으로 역사라는 큰 틀안에 과거지사를 담아 용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8년 2월25일 대통령이 취임식이래 만 4년7개월여간 사실상 결별상태였고 이것이 5·6공 갈등의 상징으로 치부되어 왔다.

양측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됐고 이런 점 때문에 양측간의 화해를 전제로 한 회동은 불가능한 것으로 점쳐져왔다.

특히 노­전 회동은 노 대통령 퇴임이후 쌍방이 자연인으로서만 조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이처럼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하고 있는데다 노 대통령측에서도 회동성사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여러 채널을 통해 연희동측에 알리고 있어 10월중에 노­전 간의 극적인 회동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양측 측근들의 대체적 견해이다.

지난달 전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회갑을 앞두고 회갑선물을 보냈고 노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게 답례인사를 위해 직접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를 전후해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을 방문한 인사에게 노 대통령과의 전화접촉 사실을 소개하며 『처음으로 따뜻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안교덕 청와대 민정 수석이 지난달 중순 노 대통령의 추석인사를 전하기 위해 연희동을 방문했었고,최근에는 정일권 전 국무총리 김종호 정무1장관과 최창윤 민자당 총재비서실장 등이 전 전 대통령을 찾았는데 이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은 나로서 족하다』는 등의 유연한 입장표명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연희동을 방문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전 전 대통령이 매사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 전 대통령의 최근 심경을 전하고 있다.

노 대통령도 그동안 국가 주요사안이 있을 때마다 관계각료를 전 전 대통령에게 보내 보고를 하도록 연희동측에 「배려」를 해왔다는 것.

얼마전 전 전 대통령을 만난 한 원로급 인사가 노­전 회동을 권유하자 전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특별한 주문이 없다.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노­전 회동이 성사되면 그 시기는 중립선거 관리내각 구성에 따른 개각이 단행되고 난뒤인 10월10일 이후가 유력시되고 있으나 노 대통령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회동장소로는 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양측 참모진들은 제3의 장소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양측간의 회동성사 여건이 급진전될 경우 청와대나 연희동 자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정가소식통들은 관측하고 있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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