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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은 복마전 확인/마각드러낸 경마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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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은 복마전 확인/마각드러낸 경마 승부조작

입력
199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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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일정 짜는 목요일 접촉·뒷거래/30억 날린 「꾼」도… 회사공금 횡령까지금품수수 및 사전담합을 통해 경마승부를 조작해온 기수·조교사·경마브로커들이 검찰에 무더기 적발됨으로써 경마장 주변의 복마전 실태가 드러났다.

이번 수사결과 드러난 경마부정의 대표적 수법은 소위 「검은손」으로 불리는 경마장 주변 브로커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기수들이 출장전에 사인을 미리 보내 브로커들에게 고액배당금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기수들은 경주시작전 예시장에서와 주로에서 흰색 채찍을 들면 「간다」,분홍색 채찍을 들면 「안간다」는 식으로 약정된 신호를 보내 우승정보를 브로커들에게 제공해 왔다.

이밖에도 ▲채찍을 잡을때 손잡이 부분을 쥐는 길이 ▲장화테의 색깔 ▲안경테의 색깔 등으로 경마브로커들에게 신호를 보내 왔다.

또 예시장내 게이트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조교사들의 경우는 홀수게이트에 서면 「전력질주한다」,짝수게이트에 서면 「처지겠다」는 방식으로 경마브로커들에게 우승마를 점칠 수 있도록 했다.

기수와 경마브로커들은 이같은 정보를 사전에 교환하기 위해 출전일정이 정해지는 목요일 하오에 비밀리에 접촉,뒷거래를 해온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기수·조교들은 매주 경마가 열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마사회에서 합숙을 하며 출입은 물론 전화통화까지 통제받기 때문에 사전접촉해 신호방법을 정해온 것이다.

이같은 사전담합에도 불구,기수가 말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해 사전정보 입수가 그대로 배당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같은 사기경마로 인해 이번에 적발된 경마꾼들 대부분이 거액을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경기 광명시 광명동 새마을금고 전 전무 김규용씨(43)는 지난 88년 7월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시작한 경마에 빠져 집판 돈까지 모두 날리자 공금 5억5천만원을 빼내는 등 모두 8억여원을 탕진한 뒤 달아났다 붙잡혔으며 이 때문에 장인이 자살했다.

또 구속된 조형래씨(45)는 빌딩내부 실내장식을 하며 모은 50억원중 30억원을 경마에 날렸으며 수배중인 전 연예인협회장 정용수씨(46)도 주택조합원에게 돌려주어야 할 5억여원을 포함한 가산을 탕진했다.

현재 국내 경마인구는 50만∼60만명. 1일 평균매출액이 지난해 64억5천여만원에 달했으며 특히 지난 5월24일에는 1백억원을 돌파했다.

검찰관계자는 마사회측이 승부조작 행위를 막기위해 경주로에 설치된 6대의 감시 카메라외에 1백56대의 CCTV를 통해 마방을 감시하고 있지만 고도화되는 부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라고 지적했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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