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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납치의 새로운 위협(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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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납치의 새로운 위협(사설)

입력
199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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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남부 철도공사 현장에서 대우소속 우리 근로자 4명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아직도 많은 우리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다 한동안 뜸했던 납치범죄가 또 재발생했다는 사실이 무척 걱정스럽다.정부당국은 현지교섭과 협조 등 신속한 대응으로 하루빨리 피랍근로자들을 무사히 구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과거와 같이 정정이 불안하거나 이데올로기 대립이 첨예한 지역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발생한게 아니라 단순한 범죄집단에 의해 저질러진게 다르다. 또 반정부 테러조직이 없는 이란에서 처음으로 납치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도 우리에게 또다른 경각심을 높여준다 하겠다. 공산주의 몰락이나 해외반정부 테러조직의 쇠퇴로 정정불안 지역이 줄어들고 있는게 사실이어서 우리 근로자들이 정치적 목적의 납치표적이 되는 일은 줄어든 대신 비정치적 범죄집단이나 폭도들의 목표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무장폭도들은 대낮에 총기를 난사,우리 근로자 1명에게 중상을 입히고 4명을 인근 3천m 고산지대로 끌고가는게 목격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것은 피랍근로자들이 생존해 있음이 확인되고 있고 현지 경찰이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해 무력사용을 자제,포위망을 좁히며 몸값 요구 협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쪼록 현지에서의 포위·협상전략이 맞아 떨여져 근로자들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고대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나 근로자를 해외에 파견하고 있는 기업의 근로자 보호대책도 면밀히 재검검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레바논 주재 도재승 서기관 피랍,필리핀 루손섬에서 공산게릴라에 의해 저질러진 한일개발 근로자 피랍 및 이라크에서의 반정부 게릴라에 의한 잦은 근로자 피랍 경우때 처럼 끈질긴 교섭과 구출의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정치적 폭도들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할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둬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난 지역에서는 평소 무장괴한들의 출몰이 잦았다고 하는바 우리 공관에서 미리 현지경찰에 대책을 요청하고 자체 경비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기업 스스로도 작업장이 오지일수록 현지 경비를 강화하는 등 안전대책에 더욱 전념했어야 했다.

납치는 오늘날 세계가 혐오하는 반인륜적 범죄이다. 과거처럼 정치적 동기도 없이 몸값만을 노려 이런 범죄를 저지르기에 이른 현실은 해외근로자들이 많은 우리에겐 새로운 위협이다. 이런 위협을 이겨내는 길은 근로자 안전에 대한 국가·국민적 관심과 빈틈없는 현지 태세와 중단없는 구출 노력밖에는 없다. 모두의 노력속에서 피랍 근로자들의 무사귀환이 성사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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