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횡단보도서 전체 20%선/황색불때 주의없이 주행 화근/신호시간 3초… “일단 멈춤 최선”『노란불은 주행신호등이 아니다』 교차로의 황색신호는 파란불(주행)과 빨간불(정지)이 바뀌는 사이에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켜지는 신호인데도 성급한 운전자들은 노란불이 켜지면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빨리 주행을 하는 바람에 교차로 사고를 내는 일이 잦다.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의 20% 가량인 교차로·횡당보도 사고는 대부분 신호가 바뀌는 사이에 일어난다.
90년에 교차로 주변서 발생한 사고는 전체사고의 17.1%였으나 91년엔 20%로 증가했으며 횡단보도사고의 비중도 5.8%에서 6.4%로 높아졌다.
특히 서울지역은 교차로 주변이 21%에서 23%로,횡단보도가 6.7%에서 8%로 다른 지역보다 증가율이 높은 실정이다.
노란불에도 멈추지 않는 무모한 운전자들도 많지만 옆 진행방향 신호등의 노란불을 보고 미리 출발하는 운전자도 많아 교차로 사고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손수운전 10년째인 정기환씨(45·회사원)은 교차로에서 정차해 있을 때면 제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지 않았는데도 옆진행방향의 신호가 노란불로 바뀌자마자 『빨리 나가라』고 뒤차가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차에서 내려 다투거나 욕설을 주고 받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정씨는 『빨간불이 켜져있는데도 보행자만 없으면 횡단보도 교차로를 마구 건너가는 차량이 많다』고 혀를 찼다.
운전자들이 이같이 성급한데다 노란불은 짧아 사고가 자꾸 일어나고 있다. 현재 황색신호의 길이는 서울역앞 광화문 네거리 등 큰 교차로를 제외하면 모두 3초.
신호를 보고 멈출 수 있는 인지반응시간이 3초이나 현재의 황색신호는 인지반응시간을 고려하지 않은채 교차로를 벗어날 수 있는 시간으로만 돼있다.
현행 교통안전시설편람은 차량의 진행(교차로 접근) 속도,횡단거리 등에 따라 3∼5초까지 노란불을 주도록 돼있는데 이 시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접근속도 50㎞,횡단보도 거리가 20m일 경우 적정한 황색신호시간은 4.7초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청은 운전문화가 개선되지 않는한 황색신호를 길게하는 것이 아무 실효가 없고 오히려 교통체증만 유발할 것이라며 현행 체계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도로교통안전협회 김기홍연구관(35)은 『현재 3초 정도 켜지는 교차로의 황색신호에는 서행만이 최선』이라며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진행신호가 나왔더라도 주위를 살핀뒤에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통개발연구원 설재훈 안전실장은 『보행자가 조작하는 압버튼식 신호등을 늘리는 등 신호체계를 개선해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이 신호를 지키는 자세』라고 지적했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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