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충격이 사라졌다. 정부와 민간업계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공표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조건반사적이었다. 부산한 관민 협의끝에 나온 대책은 ▲멕시코에 대한 현지투자를 증대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경협외교를 연례 상공장관 회의 등의 형태로 강화하고 ▲또한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 방지협정을 조속히 체결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상식적인 타개책이다.북미자유무역협정은 현재 3국 사이에도 비준,발효 때까지는 상당한 찬반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는데 결국 계획대로 명년 7월1일부터 발효하는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 대륙시장 특히 미국시장이 우리로서는 잃어버릴 수 없는 최대의 단일시장이고 보면 그 중요성에 걸맞는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놀란 것은 한국 뿐만이 아니다. 북미 대륙에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과 동남아국가(아세안)들 및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소위 신흥공업국가들도 충격을 받았고 위협을 느꼈다. 이들 각국도 우리와 비슷한 처방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과 다른 것은 이들은 역내의 소무역권을 결성하고 있거나 할 계획인데 비해 한국으로서는 사실상 홀로 서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 국가연합은 이미 역내소블록으로 결성돼 있는데다가 말레이시아는 90년이후 동아시아 경제협의회(EAEC)의 결성을 주창해오고 있다. 중남미지역은 과테말라 등 중미 5개국이 96년까지 자유무역지대(FTA)를 결성키로 했고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은 지난해 3월 아순시온협정을 통해 남미 공동시장을 창설키로 선언했다. 이밖에 콜롬비아,페루 등 안데스그룹 5개국은 안데스공동시장 재건에 합의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통상의 소지역주의를 강화시키고 있다.
한국 등 아시아국들 뿐 아니라 미,캐나다,호주 등이 참여하고 있는 아태 경제협력 각료회의(APEC)는 9월 방콕 회의에서 사무국설치(싱가포르) 등에 합의,협의체를 지향한 조직강화에의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나 무역블록으로서 발전할지의 여부는 미국의 제동으로 극히 불투명한채로 남아있다.
이번 방콕 회의에서는 명년에 멕시코를 회원에 가입시키기로 합의함으로써 북미자유무역협정 3개국이 모두 참여한 것이 된다.
미국이 APEC을 북미자유무역협정과 동등한 무역블록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한국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접근,대미무역에서 멕시코와 차등의 대우를 받지않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즉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제의해 보는 것이다. 멕시코에 진출,미국에 우회수출하는데도 한계가 크다.
지금 세계 무역환경의 추세로 보아 소지역주의가 확산될 것이고 보면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