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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게이오대생/한·일 현안 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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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게이오대생/한·일 현안 대토론회

입력
199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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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명 10시간 때론 공방,때론 공감/정신대문제 싸곤 “배상” 한목소리서울대와 일본 게이오(경응)대생들이 처음 만나 양국 현안을 놓고 자존심이 걸린 토론의 한마당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서울대생 25명과 게이오대생 51명은 17일 하오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노동·환경·무역·외교 등 양국간 5개 당면과제에 대해 10여시간동안 주제발표와 분과별 토의 등을 통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양국 학생들은 영어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양국의 관계발전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으나 무역불균형과 PKO법안 등 핫이슈를 놓고는 날카로운 공방과 설전을 벌였다.

이날 가장 관심이 쏠린 외교분과 토론회에서 일본학생들도 종군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등에 대한 역사적 진상규명과 실질적 배상문제에 대해 우리 학생들의 견해에 많은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상징하는 PKO법안 통과와 방위예산 증액 등에 관해서는 양국 학생들간에 커다란 의견차이를 보였다.

한국측 토론자인 최희덕군(20·외교 3)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과 해외파병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 ▲동북아지역 국가간의 합의도출 ▲전후배상 완결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 향상 등을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일본 대학생들은 『전세계의 지역블록화와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나는 힘의 공백현상속에서 일본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군사력의 보유는 국제적인 현실정치의 당연한 현상일뿐 결코 제국주의의 부활로 간주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한일 대학생간의 토론회는 지난 1월 서울대 민상기교수(45·경영학)와 게이오대 시마다 하루오교수(45·경제학)가 만나 양국 대학생들간에 학술교류와 함께 토론의 광장을 만들기로 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토론에 참여한 이진석군(24·경제 4)은 『토론을 하면서 아직도 메워지지 않고있는 양국간 인식의 편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해마다 양국을 번갈아 오가면서 토론을 하다보면 진정한 이웃으로서의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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