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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클린턴/동성연애자 군입대 허용 찬반논쟁(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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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클린턴/동성연애자 군입대 허용 찬반논쟁(세계의 창)

입력
199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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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차별 막고 인재활용 도움”/클린턴/“퇴폐적이고 전투력에 악영향”/부시거의 모든 국가정책에 걸쳐 상반된 공약을 제시해온 부시와 클린턴,미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후보가 이번에는 동성연애자의 군입대 허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부시와 클린턴은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동성연애자의 군입대를 허용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각각 『노』,『예스』 라고 둘다 명쾌하게 대답했다.

부시는 『동성연애자는 퇴폐적이고 비생산적이다. 군대의 국가방위 임무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군입대 불허의 기존 전통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클린턴은 『군대가 동성연애자를 배척하는 것은 불필요한 인간차별이며 가치있는 재능의 낭비』라며 이들이 원하면 군복무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군지도자들은 동성연애를 「안보상 위험」이라고 할 정도로 금기시했다. 따라서 클린턴의 이런 폭탄발언은 군 내부는 물론 정치권까지 파문을 몰고 왔다.

즉각적인 반응은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으로부터 나왔다. 체니는 『군대가 호모들을 공개적으로 받아들이면 지금까지 숨어 지내던 군대내 호모들은 더 이상 쉬쉬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좁은 창호나 잠수함,비행기,탱크 속에서 뒤엉킨 채 살을 맞대고 지내야 하는 병사들 사이에 호보들이 끼여 있는 장면을 상상해 봐라. 군기는 물론 전투력에 이떤 영향을 미칠지 너무 분명하지 않는가』라며 발끈했다.

사실 군 내부에서 조차 동성연애는 인종화합 차원에서 논란거리였다. 온갖 인종이 모인 미국 군대의 가장 큰 문제는 인종화합인데 호모가 군대에 해를 끼친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이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또 다른 인종차별 아니냐는 주장도 만만찮다. 피부색으로 인간의 모든 것을 예단하는 인종주의의 편견이나 무조건적인 호모공포증은 다를 것이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역대 군통수권자 가운데 피부색과 성별을 동일시한 인물은 아직 없었다. 특히 평소에 「남자다운 남자」를 강조했던 트루먼 대통령은 군대내의 동성연애자 유입을 단호히 반대했다.

그는 인종화합 논란에 대해 『인간의 피부색 문제와 성별문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호모들로 뒤범벅돼 흐느적대는 미국 군대가 적 앞에 나서는 광경을 상상조차 하기 싫다』고 못박았다.

미국 군대가 훈련이나 복무과정에서 호모들에게는 대단히 배타적인 집단임은 분명하다.

훈련 도중 실수를 저지르면 고관이나 고참들이 혼내는 말은 영락없이 『야,이 계집애같은 병신아』이다. 군대는 남성다움의 상징이고 그곳에는 호모를 경멸하는 속어들이 수없이 많다.

어떤 사람을 비난할때 「호모」라고 부르는 것보다 더 경멸스런 단어는 없으며 대부분의 군인들은 「반호모」가 체질화된다. 군대뿐 아니라 남자라면 보이스카우트 시절부터 이런 경멸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동성연애자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장면이 그리 낯설지 않는 미국 사회이지만 군대까지 호모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클린턴 주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인 듯하다.

『어려서부터 소수민족에게 편견을 갖지 말고 힘들고 어려운 장애자들을 돌봐야 한다고 교육 받았지만 호모들까지 돌봐야 한다고는 배우지 않았다』고 말한 한 고위장성은 『만약 클리턴이 당선되면 미국은 전투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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