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음주·성세태 충격고발/“전통문화 운동등 대안 찾아야”화려한 네온사인 사이로 반바지,찢어진 청바지차림의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있다. 노래방과 디스코테크서는 외국가수의 현란한 율동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정신없이 돌아간다.
16일 하오 3시 연세대 총학생회 주최로 상경대 강당에서 열린 「신촌문화,어떻게 볼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교내 TV방송국이 밤 12시의 신촌거리를 촬영해 만든 비디오 상영으로 시작됐다.
학교 및 이 지역 관할 서대문 구청직원,신촌주민과 학생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전체 대학가문화를 주도하는 신촌거리가 최근 몇년사이 지나치게 소비·향락적인 지역으로 변모한 것을 우려·반성하면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밤늦게 청년들이 소주병을 깨들고 패싸움하는 것을 자주 봤다』 『이상한 옷차림의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거리를 누빈다』…. 학생들의 경험단은 이어졌고 미리 녹취한 테이프를 통해 『음악이 좋아서 자주 들렀던 록카페가 최근엔 「젊은 남녀가 우연히 만나 춤추다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는 공간」으로 변했다』는 다소 충격적인 고백도 들렸다.
지난학기 심야에 캠퍼스를 순찰하는 규찰대원으로 일했던 한 학생은 『어둠이 짙게 깔린 청송대,대운동장 부근에는 한데 뒤엉킨 남녀와 본드통 술병들이 널려있었다』며 『잘못된 캠퍼스 밖의 문화가 안으로까지 침투된 것같다』고 말했다.
20년째 신촌에서 「훼드라」라는 주점을 경영해온 조현숙씨(55·여)는 『구수한 김치찌개에 막걸리를 마시며 소박하게 인생을 이야기하던 대학생들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7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동문선배의 회고,구청과 학생측의 공동캠페인 및 전통문화살리기운동 등 대안문화 창출에 관한 토론 등이 계속됐다.
지난 5월말 구청과 이 지역 상인들이 주최한 「신촌문화축제」가 소비·향락적이라는 이유로 학생·주민들의 반발이 부딪친이후 처음모인 이들은 『잘해보자』는 다짐밖에 아무대안도 얻지 못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기로 약속했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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