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장 벽화 금강산일색 “눈길”/연 총리 “일 핵무장 공동대처를”/중·러·일 기자들 “우리도 관심 많다” 취재경쟁○평양 가을날씨 화제
○…16일 상오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8차 고위급회담 제1일 회의는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분과위 접촉이 진전을 보인 때문인지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2시간여동안 진행.
우리측 정원식 국무총리와 북한 연형묵 정무원총리를 비롯한 양측 대표단은 상오 10시3분께 회담장에 들어서 아침인사를 나누며 서로 악수를 교환.
두 총리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악수하는 포즈를 다시 취한 뒤 착석,평양의 가을날씨 등을 화제로 5분여간 환담.
연 총리가 먼저 『잘 쉬셨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정 총리는 『덕택에 상쾌하게 지냈다』며 『아침에 숙소건물 밖을 나가보니 공기가 상쾌한 전형적인 가을날씨여서 가장 좋은때에 평양을 방문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례.
○이인모씨 문제 언급
○…북측 수석대표 연 총리는 기조연설문에서 일본의 핵무장화와 군사대국화에 대비,남북이 공동대처 하자고 주장해 주목.
연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핵무장화와 군사대국화는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바와 같이 아시아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을뿐 아니라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새로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들은 마땅히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이 모든 불안정성에 각성을 높여야 할 것이며 우선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의 공동의 안전과 나라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자』고 강조.
연 총리는 특히 『이러한 견지에서 이번 제8차 고위급회담에서 대일 공동대처 문제를 신중히 토의하고 그와 관련한 합의서를 채택할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면서 북측이 마련한 합의서 초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
연 총리는 이어 이인모노인 문제를 언급했으나 핵문제와 관련해 북측 안내원들이 집요하게 질문공세를 펴고 있는 「진해항 핵잠수함 기지」 문제는 언급치 않아 눈길.
○평양식 냉면 오찬
○…첫날 회의를 마친 회담대표들은 이날 낮 12시30분부터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청춘관」 2관에서 오찬.
회담대표들은 2층 연회장에서 왕가재요리와 인삼술 등으로 식사를 했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주메뉴는 「단고기」(개고기)가 아닌 평양식 냉면.
오찬장에서 양측 대표들은 김정우 북측대표의 제의에 따라 회담형식으로 마주보지 않고 서로 섞여 앉았는데 연형묵 북한총리는 『이런 식으로 앉고 보니 통일이 된 것 같다』며 흐믓한 표정.
정원식총리는 오찬장의 벽이 정면의 공연무대를 제외하고 모두 금강산 그림으로 장식돼 있자 『금강산에 와서 식사하는 것 같다』며 웃음.
○화학실험실등 방문
○…정원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회담대표와 수행원,기자들은 이날 하오 4시40분께 평양 보통강구역 신원동의 평양 제1고등중학교를 방문,약 40분동안 학교시설과 학생들의 과외활동을 둘러보고 대형 궤종시계를 기념품으로 전달.
대표단 일행은 학교에 도착해 배재인(56) 학교장의 안내로 먼저 본관 10층의 생물실험실을 참관한데 이어 음악교실과 화학실험실,외국어교육실,컴퓨터교육실,체육관과 수영장,기계조작실 등을 차례로 돌아보며 남북한의 교육제도에 관해 북측대표들과 환담.
정 총리가 이 학교의 학생선발 방법과 대학진학률을 묻자 배 교장은 『지역단위 선발을 원칙으로 하며 졸업생의 50% 정도가 김일성종합대학교에 진학한다』고 답변.
대표단 일행이 외국어교육실을 찾았을때 10여명의 학생들은 영어수업에 임하고 있었는데 『무엇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느냐』고 묻자 한 학생은 『위대한 주체사상을 세계에 알리기위해 영어를 배운다』며 막힘없이 영어로 즉답.
○“개각연락 없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원식 국무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단 숙소인 백화원초대소 2호각에 들러 『이번 회담은 부속합의서 타결에다 이산가족 문제가 얽혀 참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
정 총리는 이날 『북측 태도로 보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사업의 정례화도 가능하지만 이인모씨 송환이 연계돼 이번 회담에서 타결될지 불투명하다』고 설명.
정 총리는 이어 이날 상오의 김영삼 민자당총재 기자회견에서 개각이 언급된 것과 관련,『청와대나 김 민자총재로부터 연락받은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혀없다』고 답변.
○심야 막후절충 계속
○…남북 양측 대표들은 부속합의서 일괄타결 전망이 밝아짐에 따라 활기띤 분위기속에서 막후 접촉을 통한 절충을 계속.
정치분과위의 이동복위원장과 백남준위원장은 하오 평양 제1고등학교 시찰과 공연관람 일정도 불참한채 화해분야 쟁점조항에 대한 절충을 진행.
또 교류협력분과위와 군사분과위의 양측 위원장은 평양시예술인들의 공연 관람후 저녁을 마친 뒤 하오 8시30분과 9시부터 각각 접촉을 계속하는 등 17일 부속합의서 일괄 타결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회담장에는 평양에 상주하는 중국·러시아 기자와 이번 회담 취재차 평양에 온 일본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
중국관영 신화통신사 고호영 기자는 『유학기간을 포함 10년째 평양생활을 하고 있으며 3명의 평양주재 기자중 2명이 이번 회담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번 고위급회담의 추이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평양=조재용기자>평양=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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