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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에 「대전략」 세울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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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에 「대전략」 세울때(사설)

입력
199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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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외교가운데 통상외교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통상은 상대국 모두가 경쟁자(적)인 동시에 협력자(동지)가 되는 2중의 얼굴을 한 야누스들이다. 또한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주저없이 단행한다. 말하자면 오늘의 통상은 만인과의 협력인 동시에 만인과의 투쟁이 된다. 특히 이제는 세계의 경제력이 미·일·EC 등으로 3분화되고 있는 과도기이다. 세계의 통상도 이에따라 변화의 추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정치,군사에서나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힘을 향유했던 전후의 브레튼우드 체제는 미국 경제력의 상대적 약화로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브레튼우드 체제의 설립자인 미국 스스로가 자국의 이익견지를 위해 세계 통상질서의 개편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유의해볼만하다. 우리가 통찰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현재 견개해가고 있는 통상전략과 그것이 세계통상에 미칠 영향이다. 우리는 이에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이해위에서 통상전략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지난 10,11일 이틀동안 방콕에서 열렸던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APEC)의 결과는 매우 시사적이다. 현단계에서 미국의 통상전략의 최종목표는 세계 전시장의 개방화와 관세철폐다. 즉 세계의 단일·자유시장화다. 이상적인 목표다. 그러나 미국의 집념은 강하다. 미국은 쌍무협정,지역간 협정,세계적 협정 등 세가지 수단을 통해 이것을 관철해보겠다는 것이 통상전략이다. 미국은 현재 이 3원통상 전략을 개별적으로 또는 혼용하여 끈질기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 협정은 물론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을 말하는데,EC 등과의 농산물 보조금의 철폐시기. 폭에 대한 이견으로 난항이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우리 농촌경제의 사활이 달린 쌀의 수입개방 문제가 걸려있어 방관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미국은 이번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에서 쌀 등 모든 농산물에 대해 「예외없는 관세화」로 개방을 촉구한 둔켈(가트 사무총장) 초안을 「협상의 열쇠와도 같은 주요한 문서」로서 격상시킨다는 것과 연말까지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조속히 타결시키기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동의를 얻어냈다. 미국은 APEC의 사무국(싱가포르) 및 별도 기금설치에 동의하는 대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타결에 대한 협력약속을 받아냈다. 또한 멕시코를 신규 회원으로 가입토록 했다. 결국 아시아국가들에 충격을 줬던 나프타(북미 자유무역협정)의 3국이 모두 APEC회원국이 된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3원 통상전략에 대한 대응전략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통상전략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강화 노력이 요구된다.

최근 국교를 수립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협 및 통상도 포괄적이고 현실적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가 나름대로의 범세계적 통상전략을 세워야할때가 아닌지 모르겠다. 보따라 징사 차원의 통상외교를 할때는 지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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