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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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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국 사이에는 침략과 약탈,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역사의 앙금이 남아있게 된다. 일제의 패배로 2차대전이 끝나 동아시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된지도 반세기,그러나 일본과 한국·중국과의 사이에는 아직 일제의 식민통치나 침략전에 대한 정서적인 청산이 완결되지 않았다. ◆남북한 및 일본의 관계여성단체대표들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종군위안부와의 좌담회」 등을 갖고 이 문제의 대처하는데 공동노력키로 했다. 3국 여성대표들은 동경·서울·평양에 이어 내년 봄 다시 동경에서 4차 회담을 갖고 종군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전후처리 문제를 진전시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일본정부는 여전히 「사죄」는 커녕 정부의 직접적인 관여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일본은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오는 10월중순 중국방문을 앞두고 일제의 침략과 제국 일본군의 만행의 역사에 대한 「사과」의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일관계에서도 이 일왕의 「사과」 수준이 항상 외교쟁점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국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84년 9월 일본을 방문했을때 작고한 『히로히토」(유인) 일왕은 『…수세기의 한시기에 있어서 양국간의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미국의 일본통의 하나인 인류학자 세일라 존슨 여사는 저명한 인류학자인 루드 베네딕트 여사를 인용,서양이 「죄의식의 문화」라면 일본은 「수치의 문화」라고 지적하고 일본사람은 사과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존슨 여사는 이점은 한국과 중국이 다 마찬가지라고 통찰했다. 따라서 동양 3국은 사과의 「진지성」을 극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일왕의 대중국 사과는 일본 궁내성과 외무성이 언어를 조심스럽게 조작,진실성이 덜하고 예의만을 차려 중국인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짜증을 내지만 한국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대한 사과를 되풀이 요구하는 것은 일본의 「사과」가 「혼네」(본음·속마음)에서가 아니라 「다테마에」(건전·명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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