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협력 강화등 실용주의 노선 펼듯/유고사태등 이견… 정치적 문제선 “한계”【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냉전종식후 처음 열린 제10차 비동맹정상회담이 비동맹운동(NAM)의 새로운 위상정립을 위한 엿새동안의 회의를 마무리하고 6일 막을 내린다.
모두 1백8개국 정상 및 대표가 참가한 이번 회담에서 비동맹운동은 많은 정치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마련할 것을 다짐하는 이른바 「자카르타 메시지」를 채택,냉전후 시대에서도 제3세계 국가가 단결,영향력을 행사해 나간다는 총의결집에 일단 성공했다.
이는 비동맹운동이 냉전구도의 붕괴로 더이상 존재필요성을 잃어 새로운 기구로 개편되거나 사실상 내부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으로 아직 완벽하지는 않으나 새로운 진로설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6일 회의폐막과 함께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한 최종조정을 거친 「자카르타메시지」와 정치 경제 사회 부문별 의제들에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는 일련의 부속문서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심의제였던 유고슬라비아 사태 등 정치 사안은 회원국간에 상당한 대립이 노출됐으나 경제부분에서 앞으로 남남간 협력을 강화하고 남북간의 불균형을 개선하는데 선진국의 노력파 협조를 촉구하고 구체적 제안을 창출한 것은 앞으로 이 기구가 정치보다는 경제지향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나갈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부문에서는 회원국간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분열 양상을 노출했다.
비동맹 지도자들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현재 14조달러에 이르는 제3세계 외채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문제를 집중토의하고 이를 위해 각국 고위급 지도자로 구성된 상설기구를 설립한다는데 합의했다.
비동맹회원국중 회교국가들은 유고내전 문제와 관련,보스니아에서 회교도를 탄압하는 유고와 이를 방관하는 선진국들을 비난하는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으나 주로 아프리카 등 비회교권 국가들은 인종분규에 개입을 꺼리면서 반대입장을 보여 결국 효과적인 결론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 이라크는 미국이 자신이 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한 처사를 비난하며 자국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나 아랍연맹 국가를 주축으로 한 많은 회원국들은 이라크가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존중할 것을 요구해 결국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또한 이 회담에 참가한 북한 연형묵총리는 서방제국들이 제3세계 국가에 폭력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으나 회원국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비동맹 지도자들은 정치부문에 있어서도 상임이사국의 안보리 거부권 철폐를 요구하는 등 선진 강대국의 이익만 대변하는 유엔의 개편을 촉구하고 기아로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있는 소말리아에 유연계획하에 구제와 안보를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는데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이번 회담은 비록 정치적 문제에 이견을 보이기는 했으나 비동맹이 냉전구도의 붕괴에 따라 일부에서 우려했던 「사라질 기구」가 아니라 「다시 살아나는 기구」라는 점을 인식시켰다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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