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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신 검찰/이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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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신 검찰/이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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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기군수 한준수씨의 양심선언후 이해할 수 없는 침묵을 지켜오던 검찰이 닷새만에 본격수사를 선언하고 나섰다.여론과 정치권의 민감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줄곧 『진상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해온 검찰은 수사개시 선언과 함께 4일 관련 공무원 5명을 철야조사한데 이어 5일에도 10여명을 소환하는 등 발빠르게 수사를 진행시켜가고 있다. 마치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는듯한 순발력이다.

『한씨가 검찰에 출두,진술하기 전에는 섣불리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던 「신중함」도 『먀낭 한씨의 출두를 기다릴 수 없으므로 그전에라도 가능한 모둔 부분을 수사하겠다』는 적극성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강력한 수사의지 표명속에서도 검찰의 태도에는 많은 비판이 일고 있다.

그것은 수사개시 선언의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본격수사는 여당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이후 시작됐다.

3일 김영삼 민자당 총재의 단호한 진상규명 입장표명이 있었고 4일 상오 당측이 이러한 견해를 검찰측에 전달했음을 공개했으며 이어 이날 하오 검찰은 기자들에게 사실상의 수사개시를 천명했다.

수사시작과 동시에 소환대상자들을 속속 불러들이는 모습은 눈치를 보며 「입장정리」를 기다려온 것이 아닌가하는 인상을 준다.

또 하나는 이러한 검찰의 수사태도가 낯설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에만도 수서택지 특혜분양 사건·안기부 직원 흑색유인물 살포사건 등에서 여론의 압력이 높아진 뒤에야 검찰은 수사를 시작하곤 했다.

검찰의 우수한 인적구성과 수사 능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도 별로없다. 가까이는 지난번 정보사 부지 사기매매 사건에서 6백60억원이나 되는 돈의 난마처럼 얽힌 사용처를 거의 끝단위까지 풀어내 맞췄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의 말대로 「사안은 크나 사건 자체는 단순한」 이 사건에서 수사 기술상의 어려움은 별로 없어 보인다.

국민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여당 당직자가 정구영 검찰총장에서 전달했다는 내용에도 있는 「정치적 고려 배제」의 실현여부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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