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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수도/김종구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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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수도/김종구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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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 붕괴로 졸지에 두차례의 물난리를 당해 오물과 개펄로 뒤범벅이 된 가재도구 등을 말리는 목포시민들은 전시의 난민을 방불케 했다.붕괴를 걱정했던 방조제가 무너져 가옥이 침수돼 경황이 없던 시민들은 응급 복구한 방조제가 2시간도 채 못돼 다시 터지자 한심한 「인재행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사고는 목포시가 남해 배수펌프장 확장공사를 추진하면서 각종 붕괴요인을 예견치 못한데서 비롯됐다.

1일 새벽 발생한 1차 붕괴는 배수펌프장 확장을 위해 촉조 30년이 다된 노후제방 뒷면을 파내면서도 지반약화나 만수위때 수압,해일,폭풍 등 갑작스런 기상변화에 대비한 보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기 때문.

또 확장공사중 안전도 검사를 거치지도 않았으며 제방앞 반경 50m 지점의 수면매립을 위해 축조한 예비제방에 20여m 길이의 수문을 터놓아 밀려오는 해수의 유속을 가속화시키는 과오를 범했다.

1일 하오 4시40분께 발생한 2차붕괴는 목포시 재해복구능력을 근본적으로 불신하게 만들었다.

제방붕괴시 쌀포대나 가마니에 흙을 담고 2∼3중으로 겹치게 쌓은뒤 메워야 하는데도 제방연결에만 급급한 나머지 덤프트럭을 동원,돌과 흙을 쓸어 넣는 눈가림공사로 끝냈다.

1일 새벽에 곤히 잠자다 난데없이 침실로 밀려든 해수와 오물세례를 받은 목포시민들은 응급복구가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재도구 등 수습을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가 또다시 대피하느라 일대 소란을 겪어야 했다.

지난 82년 영산강 하구둑 준공이후 매월 두차례이상 해수 침수피해를 당해야 하고 전국에서 가장 나쁜 수질의 상수도를 사용하면서도 가장 비싼 요금을 내고 있는 목포시민들은 이번 제방 붕괴사고로 집단 물피해 망상증까지 앓아야 할 판이다.

최근 한중수교로 서남해안시대 도래의 기대에 차있던 시민들은 『내부문제 조차 해결못하는 행정당국에 서남해안권 개발 중심도시로의 도약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어울릴 법 한가』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철야로 진행된 복구현장에서 『내손으로 복구작업을 해야 발뻗고 잘 수 있겠다』며 팔걷어붙이고 현장에 뛰어든 한 시민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할 때다.<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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