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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이 PKO 핵심역”/정부,부처간 논란끝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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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이 PKO 핵심역”/정부,부처간 논란끝에 결정

입력
199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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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무장해제등에 필수”/“위험부담없다” 불구 여론신경유엔가입이후 국군의 첫 해외파병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참가가 보병 1개대대(5백40명)를 포함한 7백30명 규모의 참여쪽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지난해 9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직후인 그해 10월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의 PKO 참여의사를 묻는 설문서를 보내옴으로써 외무·국방부 등 관련부처간에 은밀히 협의되던 PKO 문제가 11개월만에 참가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이상옥외무·최세창 국방장관,황인성 민자당 정책위 의장,외무·국방부 관계국장 등이 참석해 2일 상오 열린 당정회의에서 문제의 핵이었던 보병부대를 포함한 PKO 참가쪽으로 합의·결정됨으로써 PKO 참가문제는 앞으로 민자당 당무회의 결정→정부통보→대통령 재가 등의 과정을 남겨두게 됐다. 정부의 파병의사는 PKO 참여대상·병력규모 등을 담은 설문서 회신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PKO 참여결정이 곧바로 파병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측은 설문서 회신을 유엔총회 개회전인 9월15일까지 보낼 계획이나 유엔사무국은 PKO 참여의사를 밝혀온 국가들중 특정 분쟁지역에 보낼 국가를 선정,참여를 요청하고 동시에 분쟁당사국들이 동의해야 참여가 이루어진다.

또 병력의 해외파병 때는 국회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날 문제의 보병 1개대대를 포함,군옵서버(중령∼대위장교들로 구성) 36명,의료지원단 1백54명 등 총 7백3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PKF) 파견의사를 결정,발표한 정부·여당은 PKO에 보병부대를 포함시킨 현실적 필요성 등을 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여론의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PKO 문제는 지난 6월29일 최 국방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우리측에도 참여요청이 있으면 파병은 당연하다』며 『일체의 경비를 유엔이 지원하고 위험부담이 없다면 국방부로서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관련부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해 한국군의 PKO 참여문제가 처음으로 표면화됐다.

말썽 많던 일본 자위대병력의 PKO 참여법안이 통과되고 캄보디아 파병방침이 결정된 직후였다. 이어 7월초에는 국방부 검토안이라는 단서를 달아 보병부대 1개대대 규모를 포함시킨 참여방안이 나왔다.

평화유지군에서 분쟁당사국들의 무장해제·철군지원 등 핵심적 역할을 맡을 보병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국방부는 이때도 자체안을 외무부와 협의중이라고 밝혀 보병부대 포함여부가 관련부처간 쟁점사항이었음을 내비쳤다.

60년대의 월남파병,91년초의 걸프전 파병에 이어 3번째 국군의 해외파병이 될 PKO 참가가 연말 총선 등 정치권에 미칠 영향과 파병후 인명피해 발생시의 부담감 및 남북대화에 미칠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됐다.

결국 정부·여당은 이같은 요인들을 비교·평가,보병부대 포함,PKO 참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측은 PKO 참가설문서가 북한에도 보내졌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지만 우리측의 PKO 참가가 현실화되면 북한측도 참가의사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등은 한국군의 PKO 참가가 유엔회원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북한의 참여를 간접적으로 유도,남북이 유엔헌장의 정신에 따라 분쟁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해 기여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정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방부는 특히 보병부대를 포함시킨데 대해 평화유지군으로서의 핵심적 역할수행 및 각종 중장비 등을 휴대해야 하는 공병보다 경비가 적게 드는 등 인원교체 등 병력운용에서 유리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인명피해 등 우려되는 대목에 대해서는 평화유지군이 전투부대로 전쟁지역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며 분쟁 재발때는 즉각 철수하게 돼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측은 각 군단위 부대병력을 선발·편성하는 등 유엔측의 파병요청 준비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측은 10월께 공병부대 6백여 병력을 캄보디아에 파병할 일본처럼 동남아지역 파병을 원하고 있으나 파병일시·대상국은 아직 미지수이다.<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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