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일본은 두말할 것도 없고,미국과 유럽각국의 각급학교 교과서에는 지난날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뿌려놓은 「중상모략」의 씨앗들이 아직도 살아있다. 대부분 한민족은 태어나기를 이웃 나라의 노예요,자치능력이 없는 열등민족이라는 것이다.일제침략과 강점기에 형성된 이런 편견들은 광복 반세기 가깝도록 우리를 모욕하고 있다. 한반도의 동쪽에 있어 우리가 「동해」라 부르고 있는 바다를 「일본해」로 둔갑시킨 것도 그런 종류의 모욕적 편견의 한 표현이다.
이 「일본해」라는 이름이 지난달 28일 유엔에서 열린 지명표준화회의에서 우리측 소병용 차석대사에 의해 부당하다고 지적됐다. 『동해는 일본에서도 원래 한국해로 통용된 적이 있고,일본해란 19세기 후반이후 통용돼왔다』고 소 대사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한의 허종부대사도 같은 입장을 표명,유엔에서 남북한이 같은 주장을 편 주요안건이 됐다.
「동해」가 언제부터 국제사회에서 「일본해」라 불리기 시작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서양의 지도에 한국이 나타나기 시작한 16세기 후반이래,한국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가 아니면 「한국해」로 표기돼왔다.
그뒤 1855년 미국에서 제작된 일본지도에는 일본 서쪽에 있는 바다가 일본해로 표기됐다(서정철교수·외국어대).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일본지도였던 만큼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쨌든 그뒤 일본이 한반도에 침략의 손길을 뻗치면서 한국해는 슬그머니 일본해로 둔갑했다.
일본 군국주의가 패망한 지금도 일본은 「환일본해」라는 말을 즐겨 쓰고 있다. 지난해 5월 「환일본해 예술제」를 열어 남북한을 동시 초청했고,흔히 환일본해 경제권을 입에 담고 있다. 말하자면 동해를 일본제국의 호수쯤으로 치고,그 식민지였던 한반도를 여전히 영향권으로 주장하는 자세다.
재작년 겨울 중동에서 쿠웨이트전쟁이 터졌을 때 다국적군은 전통적인 「페르시아만」을 황급하게 고쳐 불렀다. 아랍인들이 싫어하는 「페르시아」를 떼어 버리고,그저 「만(걸프)」이라는 어색한 이름으로 불렀다. 아랍인의 단결된 힘과 기름의 위세를 인정했던 것이다.
지금 세계 어디에도 「일본의 바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제야 「일본해」가 부당하다고 국제 외교무대에서 주장한 것은 너무 늦은 것이다. 하루빨리 「한국해」가 아니면 적어도 「동해」라는 원래 이름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의 자긍심이 아랍인의 그것만 못하지 않다는 것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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