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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한·중 새시대:9·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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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한·중 새시대:9·끝)

입력
1992.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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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효과 극대화” 상징성 큰뜻/북한 핵·동북아정세 「교감」 중요한중 정상회담은 양국 수교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면서 그 무게를 더하게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수교가 근 1세기에 달하는 단절의 벽을 깬 것이었다면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과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자에 있어서 초유의 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은 이미 수교 교섭과정에서 양국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데 이어 중국의 양상곤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이상옥 외무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서 노태우대통령의 방중을 공식 초청했다.

노 대통령은 방중때 역시 양 주석의 방한을 공식 초청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간으로 잠정 합의됐으며 방문성격은 국빈방문(State Visit)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내년초에는 중국 정상의 방한이 있게 된다.

한중 양국이 이처럼 정상회담을 서두르게 된 것은 수교의 여세를 몰아 양국관계의 정상궤도 진입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외적으로 한중관계의 발전을 과시하는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양국 수교교섭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수교후 곧바로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과 중국 모두 국가원수가 바뀌게 돼 그 시기가 1년여후나 가능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이 정권교체기를 맞고 중국 역시 이붕총리의 국가주석 승계설이 있어 정상회담 시기가 뒤로 밀리고 이에 따라 수교의 효과와 의미를 극대화하는데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었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양국 정상회담이 그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이번 노 대통령의 방중으로 이루어질 첫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특정 현안을 다루기보다는 양국의 항구적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광범위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해도 우리로선 이번 회담에 각별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수동적일 수 밖에 없었던 근세까지의 대중국 관계 및 교섭사를 떨치고 대등하고도 능동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게 우리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들인 동북아 정세변화와 이에 따른 한중관계 재정립,한반도 통일과 북한의 핵문제,양국의 선린우호협력 방안 등은 하나하나가 중요한 문제들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해 중국은 수교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조기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는 우리의 통일정책을 그대로 지지하는 표현은 아니며 중국이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천명해온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또한 한중수교 이후에도 남북한과 동등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므로 북경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과 관련,우리의 통일정책을 전폭 지지하는 획기적 자세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과 「혈맹우방」인 중국이 관계손상을 감수하면서 한국과의 수교에 나섰던 그 연장선상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한반도 안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중국은 수교교섭 과정이나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우리 입장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에 대해 IAEA 사찰수용을 수차례 종용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남북 합의에 의한 상호사찰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이고도 전향적인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경 공동성명」으로 발표하는 형식이 현재 진행중인 실무접촉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 이상으로 양국 정상이 동북아정세에 대한 시각을 교환하고 항구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북아지역에서 일본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노력하는 문제만해도 이를 공동선언의 문면에 담을 수는 없다해도 그에 관한 교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노 대통령과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과의 면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등이 중국의 개방과 개혁의 정신적·실질적 지주라는 점에서도 한중수교의 의미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실권자와의 만남이 실질적 관계증진에 있어서도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등은 건강상 이유로 최근 1∼2년간 외국 원수 등과 면담한 일이 없고 중국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할 수도 있어 성사 가능성은 유동적일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튼 첫 한국 정상회담은 냉전체제 붕괴후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의 새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우리가 균형추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한 모멘트가 될게 분명하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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