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마저 사임압력” 보도/각료·지지자도 속속 이탈페르난두 콜로르 데 멜루 브라질대통령의 퇴진이 초읽기에 몰렸다.
권력형 부정축재 혐의로 지난 2주간 브라질 사상 미증유의 대규모 시위와 의회의 사임압력,탄핵소추 위협을 받아온 콜로르 대통령은 급기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부마저 외면하는 처지에 빠졌다.
조르날 도 브라질지는 28일 군부지도자들이 콜로르 대통령에게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군부는 최근의 여러정치적 사건에 불개입을 선언해 왔음을 상기시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지만 군부압력설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군부압력설과 때맞춰 브라질 최대의 민주운동당은 이날 이타마르 프랑코 부통령의 대통령 승계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콜로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뒤집을 수 없는 일임을 못박았다.
브라질 정가에 큰 영향력을 가진 조세사르네이 전 대통령은 이날 『콜로르 대통령이 탄핵소추 예정일인 9월1일 이전에 사임함으로써 탄핵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동안 클로르를 지지해왔던 인사들도 속속 지지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각료들은 사태진정에 나서기보다 탄핵소추가 빠를수록 사태가 조기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면초가가 된 클로르는 그러나 여전히 권좌에 집착하고 있다. 의회가 자신에 대한 부정축재 조사보고서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5일 그는 부정축재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대통령궁에 칩거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변인 등 측근 관료들만이 사임가능성을 부인하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
의회특별조사위의 보고서가 밝힌 콜로르의 부정축재사실은 그의 권좌집착이 허망한 몸부림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총 2백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89년 대통령선거 당시 재무담당이자 콜로르의 절친한 친구인 파울로 세사르 파리아스가 직권을 남용,부정축재를 한뒤 그중 최소한 6백50만달러를 콜로르에게 넘겼고,콜로르는 이 돈을 가족들의 개인경비로 썼음을 폭로했다. 보고서는 또 콜로르가 이 가운데 일부를 브라질리아에 있는 자신의 개인저택과 고향에 있는 호화아파트를 개축하는데 지출했다고 밝혔다.
29년만에 처음으로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선출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통령에 취임한 콜로르는 결국 재임 2년6개월만에 추악한 부정축재로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다.<홍희곤기자>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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