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외교 지속 「1국2제」유도/한국진출 경계 “본토 교류확대”한중 수교는 대만에 대륙정책과 외교정책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대만의 대륙정책은 지금까지 인적·경제적교류는 확대하지만 정치적 접촉은 거부한다는 이원적 형태를 보여왔다. 4년전 대륙의 친척방문(탐친)을 허용하기 시작한 이래 양안간 인적교류는 해마다 급증해왔다. 지난해 대륙을 방문한 대만인수는 99만명이었으며 올해에는 1백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교류도 활발해졌다.
지난한해 홍콩 등을 통한 간접무역액은 58억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인적교류확대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중국의 3통(통상·통항·통우) 제의를 여전히 거부한채 제3국을 통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3통실현을 위한 정치접촉은 중국측이 대만에 무력사용이나 외교적 고립화 정책을 포기한다는 중대한 양보가 있기 전까지는 있을수 없다는 것이 대만의 기본 입장이다.
대만의 외교정책은 대만의 국제적 활동공간을 넓힌다는 데 근본 취지를 두고있다.
중국과 수교한 국가와도 수교한다는 대만의 「탄성외교」는 그 출발초기에는 고립탈피를 위한 외교적 몸부림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동유럽의 변혁과 소련해체라는 국제적 지각변동이 있은 뒤에는 우월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대륙 포위전략의 성격으로 전환되어 가는듯한 인상을 주었다. 한중 수교로 한국과 단교하기까지 대만은 지난 7월 복교한 니제르를 포함,수교국을 30개국으로 늘렸으며 43개국 60개소이던 비공식 대표부도 54개국 84개소로 확대했다.
「탄성외교」 정책을 채택한후 불과 30개월동안의 성과다. 비공식 대표부 가운데는 과거 소연방을 구성하고있던 라트비아의 총영사관이 포함되어 있으며 러시아와도 오는 9월중 대표부를 상호교환키로 합의를 보았다.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대만은 유엔 복귀를 외교목표로 설정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쌍중승인」 실현이라는 정책목표가 대만 독립주장으로 오해되는 것을 피하기위해 대만정부는 「1국가 2개 정치실체」를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통일을 실현하자는 주장을 펴고있다.
요컨대 탄성외교로 대만의 활동공간을 넓히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대만 통일정책인 「일국 양제」(1국가 2체제)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자는 전략이다. 3통의 수용과 정치접촉은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
한중 수교는 대만의 이러한 외교구상에 일격을 가했다. 이등휘총통은 한국과 단교한후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견지한다고 밝혀 민진당 등 야당의 대만 독립주장에 쐐기를 박으면서 「탄성외교」의 계속적인 추진을 재확인 했다.
또한 양안교류를 확대한다는 대륙정책 역시 변함없이 계속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총통은 중국의 대만정책이 변하지 않는한 대만은 유엔에 가입할수 없다는 탄성외교의 한계를 인정하는 현실인식도 함께 갖고있다.
결국 대만은 외교적 공간을 넓힌다는 외교치중의 전략에서 대륙정책에 집중하는 쪽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꿀 공산이 크다.
따라서 한중 수교를 계기로 ▲3통 불가와 ▲정치접촉의 금지라는 성역도 점차 풀려나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엔 대만업계의 압력도 작용하고 있다. 대만의 기업인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전략이 대만과 대동소이하므로 많은 상품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한국상품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새삼 지적하고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한국상품과 업체에 제공해온 「특혜」를 제거해야한다는 주장과 함께 양안관계에서 경제무역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것을 대만기업계는 촉구하고있다.
대만경제계는 한중 수교후 한국업체가 대륙투자 및 경제활동에 있어 자신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설까봐 초조해하고 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중 중국은 대만에 복건성의 30개 도서를 개방하는 「소3통」을 실천에 옮기는 등 양안교류의 장애제거에 보다 적극적이었다.
대만도 이등휘총통이 학회에 참석한 중국 공산당원을 접견하고 입법원의원 30여명이 중국을 처음으로 단체방문 하는 등 「정치접촉」을 위한 길을 꾸준히 닦아왔다.
이러한 시도가 획기적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은 배경에는 다른 한편으로 추진해온 탄성외교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때문이다.
동유럽 변혁 소련해체 등 공산주의 몰락의 도미노 현상에 수세적인 인상을 주었던 중국은 한국카드의 활용으로 결정적으로 자신감을 회복하였다.
또한 한국카드 활용의 이면에는 경쟁적으로 대만의 경제투자를 적극화시키자는 계산도 숨어있다.
자신감과 경제적 필요성때문에 중국의 정치적 양보의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점에서 한중 수교는 오히려 양안관계에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대북=유동희특파원>대북=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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