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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KAL기 격추 정부”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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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KAL기 격추 정부” 강변

입력
199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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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보좌관,당시 구 정치국회의록 첫 공개/“수차례 경고에도 응답없어 공격”/우스티노프/“격추사실 인정 안하면 세계가 규탄”/그로미코/“국제정세 격화위한 의도적 도발”/티호노프지난 83년 9월1일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공군기가 대한항공 보잉 747여객기를 격추한 사건의 처리방안을 논의키 위해 긴급 소집됐던 소련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 회의록이 최초로 공개됐다.

이같은 사실은 KAL기 사건 9주년을 1주일 앞둔 26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보좌관 불코고노프 대장이 당시 정치국회의록과 일부 관련문건을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이 기록에 따르면 소련 공산당 지도부는 사건 다음날인 9월2일 상오 10시부터 3시간여에 걸쳐 체르넨코 정치국원이 주재한 회의에서 사건의 공개조사는 물론 2백60여명의 희생자에 대한 관심조차 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회의에서 당시 정치국원이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 공군기의 무력사용에 대해 합법성을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코고노프 장군은 이 회의가 와병중인 안드로포프 당서기장을 대리해 체르넨코가 주재했으며 고르바초프,그리신,그로미코,티호노프 등 고위정치국원 및 후보국원 15명 전원이 참석했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안드로포프가 제시한 의견과 우스니토프 당시 국방장관의 강력한 제의에 따라 「절대로 후퇴해서는 안된다」는 전제아래 『격추 사실은 인정하되 사건당시 너무 어두워서 무슨 비행기인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소련 조종사가 몇변이나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어 할 수 없이 격추하게 됐다』는 식으로 대외용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구 소련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 회의록 내용.

▲체르넨코(정치국원)=한국 비행기 사건과 관련한 조치는 어제 이미 정치국에서 논의됐다.

우리들의 자세와 향후 취해야할 우리의 행동을 정확히 조명해두어야 할 것이다.

▲그로미코(외무장관)=한국 비행기 사건과 관련해 레이건 미 대통령이 행한 연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파렴치한 반소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소련에 대항해 국제연합을 움직일 것을 운운하고 있다.

우리는 합법적으로 행동했고 발사했다는 점을 단정적으로 응당히 말해야 할 것이다.

▲우스티노프(국방장관)=우리 전투 조종사들이 자신의 군사적 의무에 완전히 부응해서 행동했고 제출된 보고서에 기술된 모든 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나는 정치국에 보증할 수 있다.

여객기에 대한 사격은 소련공군 조종사들에게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우리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본다.

▲고르바초프(정치국원)=비행기가 장시간 우리 영공을 날고 있었다. 비행기가 항로로부터 이탈했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통지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우스티노프=최근에만 극동영공에서 이런 침범사건이 12건이나 있었다. 나는 실무그룹을 조직할 것을 외무부와 KGB에 위임하고 적절한 조치를 이 그룹이 담당할 것을 제의한다.

▲티호노프(정치국원)=한국 비행기가 무슨 목적으로 우리 영공에 들어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국제정세를 격화시키기 위한 의도적 도발행위였다고 본다.

▲체브리코프(KGB 의장)=미국측이 그 비행코스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비행을 관망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국 비행기가 소련영공 깊숙히 들어와 극비 군사시설을 위를 날고 있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티호노프=우리가 합법적으로 했다면 추격사실을 그대로 발표해야할 것이다.

▲그로미코=사격한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거짓말쟁이로 규탄받게 된다.

▲그리신=지금은 사태를 규명하기 위해 조사중이라고 하자.

▲고르바초프=나는 우선 우리측 행동이 정당했다고 본다. 우리는 성명을 통해 비행기가 2시간동안 우리 영공을 날고 있었다는 사실이 국제규약을 위반한 몰염치한 행위였음을 정확히 따져야 할 것이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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