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피해보상 감당어렵다”/선경선 「번복」 가능성도 시사/“한미간 통상마찰로 번질수도”선경그룹의 자진반납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제2이동통신문제가 정부와 선경측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과 정치권의 어정쩡한 태도로 장기간 미결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선경은 특히 26일부터 컨소시엄업체의 반발에 대한 적극 홍보에 나서 미묘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정부와 기업 모두가 국제적으로 신뢰를 잃고 있으며 이대로 제2이동통신 문제를 유야무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26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체신부는 적법하게 선정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기업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있고 선경은 국내외 컨소시엄 업체들의 반발과 피해보상을 혼자 떠맡을 수 없다면서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의 반발상황을 대외적으로 알려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은 그러나 선경의 제2이동통신 포기에만 급급,선경의 포기를 끌어낸 뒤에는 그 후속 마무리를 미루고 있다.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내부방침을 확정한 선경이 자진반납에 따른 피해를 이유로 최종발표를 미루고 권위와 공신력 실추를 우려한 정부는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며 정치권은 이제 여론을 반영한 정치력을 발휘했다면서 정작 최종마무리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경은 특히 사업자선정 취소와 선경포기를 포함한 정부의 결정이 미뤄지자 당초 방침을 바꿔 허치슨,GTE 등 외국 컨소시엄업체의 반발상황을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하면서 미묘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경은 2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 컨소시엄중의 하나인 홍콩의 허치슨이 25일 대한텔레콤의 이동전화사업권 반납설에 강력히 반발하는 내용의 공식서한을 보내왔다면서 중국에 공동 진출키로 한 계획도 차질을 빚게됐다고 주장했다.
선경은 또 26일에는 GTE가 「제2이동통신 사업권의 포기는 있을 수 없다. 이 뜻을 정부에 전해주고 필요할 경우 미국정부에도 협조를 요청하겠다. 빨리 컨소시엄업체 회의를 열자」는 내용의 서한을 전해왔다고 밝혀 제2이동통신 문제가 자칫 한미간 통상마찰로도 번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문제해결의 1차적인 공동책임자인 체신부는 그러나 25일 송언종장관이 직접나서 『제2이동통신 선정과정은 적법했으며 사업권의 자진반납문제는 선경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혀 제2이동통신 문제의 조속한 해결의지를 전혀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선경과 체신부,정치권이 모두 문제해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떠넘기기식 공방전을 계속하자 재계 관계자들은 『정치권은 판만 뒤집어놓고 문제의 본질 해결을 미루고 선경은 반납방침을 번복할 수도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체신부도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정권말기 행정공백 현상이상의 문제로 재계에 불필요한 잡음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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