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 중단 여행객 발만동동/김 대사 고별연 울분토로장 변모/화교학교 “냉엄한 국제현실” 눈물속 수업한중수교가 이루어진 24일 서울 중구 명동2가 83의7 대만 대사관은 정문을 굳게 닫은채 쪽문을 통해 대만 여권을 가진 사람들만을 들여 보내며 출입을 통제했다.
대사관측이 상오 9시께 새로이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신규발급을 하지않는다고 밝히고 정문을 닫아 버리자 대만을 여행하거나 경유해서 다른나라로 가려던 일부 외국인들이 발을 구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만 대사관에는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이라도 하려는 화교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삼삼오오 모여 침울한 모습으로 앞일을 걱정했다.
이들은 정문 바로 맞은편에 있는 손문선생의 동상과 청천백일기를 숙연한 표정으로 촬영하거나 비디오에 담기도 했다.
이날 대사관에 출근하지 않은 김수기 대만 대사는 부산·인천 총영사 등 고위간부 10여명과 함께 한 화교 집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 23일 하오 7시30분 대사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김 대사 고별연에는 1백여명의 화교가 참석해 한중 수교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는 등 분위기가 침통했다는 후문이다.
한성화교협회 변신관부회장(57)은 『한국정부의 한중수교추진과장과 화교들에 대한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어차피 중국은 커다란 중국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게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환영할만하다』고 말했다.
대사관 옆에 있는 한성화교학교(국민학교)는 상오 9시에 수업이 시작됐으나 교무실에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이 모여 장래를 걱정했으며 일부 교사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89의1 한성화교중고교(교장 손수의·50)의 교직원 및 학생들도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손 교장은 주회에서 『오늘 한중수교에 따라 한국과 우리나라는 단교하게됐다』고 설명한 뒤 『예상했던 일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의연히 대처하자』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학생들은 눈물을 글썽이거나 두손을 불끈쥔채 눈을 감기도 했다.
한 교사는 『한국이 어려울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우리나라를 이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느냐』며 『학생들에게 이같은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 교장은 향후대책과 관련,『단교 이후에도 기존의 교육방침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정부로부터 학력을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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