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개발 포기여부등 북한 변화의 갈림길/탈냉전 시대적흐름… 일본 독주견제 기대/대만 “최악의 패배… 대한 민간교역은 계속”【워싱턴=정일화특파원】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 주요 언론들은 한국·중국 국교정상화를 「놀랄만한 아시아 외교의 변천」이라고 논평하면서 한중 수교가 앞으로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각 언론에 출연한 국제정치 전문가들도 연간 58억달러 규모의 무역(91년)이 이뤄지고 있는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 하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지는 한중수교를 1면에 보도하면서 이같은 변화가 북한을 더욱 고립시켜 핵개발노력을 강화시킬지,아니면 중국이 남북한의 중개자로서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토록할지,이 지역의 안보에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론 일에 유리
【동경=이상호특파원】 한중 국교수립에 대한 일본 정부,경제계,언론 등의 반응은 「환영일색」이다.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총리는 24일 성명을 발표,『한중 양국간 폭넓은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를 희망하며 이를 계기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한층 확고히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당분간 중국에서의 한일간 경쟁이 치열해 지겠지만 이번 수교가 중국의 개방·개혁정책을 더욱 가속화할 것은 확실해 중장기적으로는 일본기업에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아시아서 정치대국화하는 일본의 독주를 막고 중국의 발판을 확실히 굳히는데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유익하다고 판단했으며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한일 양국을 경합시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기술의 이전을 획득하려는 실리의 추구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대폭양보 불가피
【파리=한기봉특파원】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는 23일 한중수교를 1면 머리기사로 사설과 함께 보도하면서 『이는 한중양국 모두에 자축할만한 외교적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르몽드는 이날 「실용주의」란 제하의 1면 사설에서 한중수교에 따라 북한은 정권유지를 위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한편 한국에 여러가지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신문은 한국이 북한과 서방국들간의 관계 정상화를 더 이상 반대하지 못하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특히 일본이 한반도의 분단고정화를 노리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기존외교정책 고수
【대북 로이터=연합】 대만은 23일 외교적 승인을 대북에서 북경으로 전환키로한 한국의 결정에 따른 10년래 최악의 외교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그들의 외교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정부 지도자들은 22일 늦게 대만이 중국에 대한 주권주장을 지속하고 북경 당국을 승인한 나라들과의 비공식관계 구축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등휘총통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와의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신축성있는 외교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만장 경제부장은 대만이 『외교관계 단절후에도 한국과 상호이익을 바탕으로 민간경제 및 무역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평화 일대전기
【모스크바=연합】 한중 수교결정은 냉전이 종식되고 이데올로기서 탈피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조치이며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23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중 수교에 대해 이같이 논평하고 특히 한국이 분단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일·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포함,주변 4강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일대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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