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거주자 2만… “80%가 2세”/대륙출신들은 “고향방문 기대”한중수교를 눈앞에 두고 한국에 거주하는 대만계 화교들은 당혹감과 불안속에서 촉각을 곤두 세우고있다.
이들은 자녀 교육문제와 화교단체의 장래 등에 대한 불안으로 일이 손에잡히지 않는 표정인채 한·대만 단교에따라 예상되는 불이익과 불편을 걱정하고 있다.
더욱이 주한 대만대사관이 한중수교에 따른 한·대만간의 각종 문제를 협의하지 못한 상태여서 화교들이 향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화교중 한국국적 취득자는 1∼2%수준에 불과한데 일부가 중국국적 취득을 희망하는데다 기존 한성화교협회와 별도로 친중국 화교단체를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화교들간의 갈등도 예상된다.
대만계 화교들은 서울의 한성화교 학교 등이 중국에 귀속될경우 자녀들이 중국교과서에 기초한 공산주의를 배워야하는 혼란이 빚어질것 이라고 걱정한다.
서울 서대문 연희동 한성화교 중 고등학교의 고3년생 유모군(18)은 22일 『새학기 첫날인 21일 한중수교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대학의 사회학과에 진학,마르크시즘비판을 깊이 공부할 작정이었으나 아무래도 진로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한성화교협회 관계자는 『화교학교에서 교과서 개편과 공산주의교육 등 혼란이 초래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성화교협회 관계자들과 대만대사관 직원 등은 침울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가능한 회피하고 있다.
대사관의 한 직원은 토요일인 22일 퇴근시간인 낮 12시가 지나서도 대사관에 남아있던 1백30여 직원을 모아놓고 본국의 지시를 전하는 자리에서 김수기대사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화교들은 먼저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던 미국 일본의 예를 들어 현재의 교육여건 존속과 대만의 영사권을 인정하는 등 합리적 조치가 취해질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계와 달리 중국본토가 고향인 대륙계 화교들은 한중수교에 따라 고향에 찾아가 이산가족의 설움을 씻을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추산되는 화교는 2만여명으로 서울에 8천∼9천명이 살고있는데 이들중 대륙의 산동성과 만주지역출신이나 그 후손이 95%이상의 다수를 점하고 있고 한국에서 태어난 2세·3세들이 전체의 80%가 된다.
【부산=김종흥기자】 22일 하오 부산 동구 초양2동 한국 부산화교협회 사무실은 출입문이 굳게 잠긴채 인기척을 찾아볼수 없었으나 화교들이 경영하는 중국음식점이 밀집한 이 일대 「청관거리」는 평소대로 점심식사를 하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1백50여가구 6백여명의 화교가 거주하는 청관거리에서 중국서방을 운영하는 화교 김모씨(41)는 『한중 국교수립은 1년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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