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발짝씩 다가옴에 따라 정치의 대경제풍압도 거세지고 있다.우리가 우려해오던것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 거품경제의 거품일소를 위해 지난 1년 6개월동안 비교적 일관성 있게 추진돼왔던 안정기조의 경제정책이 대선에의 영향을 의식한 정치권,특히 집권 민자당의 제동과 간섭으로 결실을 눈앞에 두고 표류,좌절을 위기에 놓였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도처에서 가로막아 압도해가고 있다. 우선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하게돼 있는 93년도 예산이 정부의 당초 계획과 달리 팽창예산으로 짜여지게 됐다. 정부의 긴축예산 편성계획이 완전히 백지화,물건너가게 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 93년도 예산증가율을 13% 수준으로 억제키로 하고 세입,세출편성에도 세제개편과 긴축 등 「고통스런 혁신」을 계획했었다.
세출에서는 공무원의 인건비 동결,방위비 증가의 한자리수 억제,추곡수매 등 소득보상 지출의 억제(수매가 5% 인상,수매량 6백만섬) 등 전례없는 긴축을 의도했다. 공무원,군인,농민 등 모두가 강력한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경직성 경비다. 이러한 예산의 억제계획 자체가 정부로서는 용기있는 도전이다.
한편 세입에서도 자동차와 휘발유와 관련된 특별소비세를 목적세로 전환,도로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만 전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세원의 상당부분이 감축되게 돼있는 지방행정기관의 강력한 반발을 받아왔었다. 정부측은 경제의 안정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경제 연착전략의 일환으로 긴축재정을 계획했었으나 결국 무산됨으로써 안정기조 정책 자체가 크게 약화되게 된것이다.
정부는 93년도 예산증가율을 15% 수준으로 잡고 민자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지당의 주요 요구사항들은 ▲공무원 급료 5%이상 인상(상박하후) ▲추곡수매량 8백50만섬(당초 계획선보다 2백50섬증가) ▲국방 증가율 확대 ▲소득세 부담 10% 미만으로 감축(근로자의 소득공제한도 연 4백90만원에서 6백만원으로 상향조정) 등으로,표밭을 겨냥한 정치적 포석의 성격이 강한 조치들이다. 여당인 민자당으로서는 대선과 관련하여 예산편성에 강한 작용을 가해왔고 그 결과가 긴축계획의 사실상의 취소로 나타났다. 정치논리 우선 행태는 이번 증시침체 수습대책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안정기조 정책의 근간이었던 통화량 억제를 완화하는 것이나 증시부양 그 자체가 마치 경제에 우선하는듯한 착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통화력 억제선를 위협하고 있는 것을 본다.
정치적 외압으로 안정기조 경제정책이 중심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권 특히 민자당은 안정기조 정책의 결실을 보장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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